은평뉴타운 분양가 산정때 토지원가 40% 부풀렸다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을 분양하면서 실제 택지조성가보다 최고 40% 높게 토지원가를 산정하고 여기에다 별도 이윤을 더 붙여 일반에 분양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서울시는 은평뉴타운을 분양하면서 이중 이익을 남기려 했고 이는 고가 분양가로 이어져 집값 파동의 촉매제가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말 은평뉴타운에 일반분양할 아파트 중 1차분 2066가구에 대한 분양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분양가(평당 1151만~1523만원)가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분양을 취소하고 후분양키로 했다.

은평뉴타운 분양가 산정때 토지원가 40% 부풀렸다

경향신문이 23일 단독 입수한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은평뉴타운 택지조성 원가 추정치’를 바탕으로 실제 토지원가를 계산한 결과 평당 605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1~3지구 108만6877평에 대한 용지보상비로 3조7792억2000여만원, 여기에 단지조성비·이주대책비·금융비용 등을 포함한 총비용은 5조382억여원으로 돼 있다. 이를 아파트부지 등 수익용으로 매각할 수 있는 유상공급면적 55만4307평으로 나눠 용적률 150%를 적용한 결과 평당 택지조성가는 605만여원이었다.

서울시가 발표한 토지원가(감정가)와 실제 택지조성가(605만원) 차이를 계산하면 34평형 31만원(0.5%)에서부터 65평형 243만원(40%)까지 별도 이윤이 발생한다. 여기에서 발생하게 될 추가 이익은 1595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여기에다 수익 5%를 더 얹어 평형별 분양가격으로 확정했다.

결국 서울시가 은평뉴타운 분양을 통해 얻게 될 이익은 5%(680억원)의 공식 이윤 외에 약 1595억원의 별도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을 후분양할 때 평형별로 최고 200여만원의 분양가 인하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H공사의 한 직원은 “실제 택지조성가와 자체 계산한 토지원가(감정가) 차이 등으로 20%가량의 차익을 얻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SH공사는 도시개발법상 분양가를 계산할 때에는 감정가로 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평뉴타운의 경우 서울시가 감정가에 사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를 수용해 조성한 땅이기 때문에 이윤을 산출하려면 토지원가는 실제 택지조성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이 분양가를 낮추려는 의지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SH공사 내부에서도 분양가를 산정하면서 ‘이중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새로 분양가를 산출하고 있는 중이며 최종 분양가는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대광·송진식기자 ilovei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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