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서핑업’

- 미운 백수펭귄의 최고 서퍼 펭귄되기 -

‘서핑은 펭귄들이 개발한 스포츠’라는 생뚱맞은 소재인 ‘서핑업(Surf's Up)’은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에 실사영화의 사실주의를 결합했다. 원기 왕성한 어린 펭귄, 코디(샤이아 라보프)가 뒤뚱거리며 걸으면서 인터뷰를 한다. ‘SPEN 스포츠’(ESPN 스포츠의 패러디)라는 자막과 함께 마이크와 카메라가 설치된다. 이어 ‘펭귄 서핑의 황제’라는 ‘빅Z’(제프 브리지스)에 대해 소개한다.

[영화리뷰] ‘서핑업’

시작과 함께 고개를 기우뚱거리게 만든 영화는 시종일관 방송과 현실을 헷갈리게 한다.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이 분명한데, 배경은 실사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것은 ‘모큐멘터리(Mockumentary)’ 즉, 다큐멘터리로 가장한 픽션이다.

집에서 구박만 받는 17살 꼬마 펭귄 코디. 그의 꿈은 서핑 스타가 되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펭구섬’에 열리는 서핑대회에 참가한다. 그렇지만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보드가 전복되고 정신을 잃고 만다. 라니(제임스 우즈)에 의해 구조된 그는 은퇴한 전설적인 서퍼 빅Z에게 서핑 기술을 전수받는다. 드디어 대회가 열리고, 절치부심한 코디는 서핑랭킹 1위 탱크와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영화리뷰] ‘서핑업’

‘서핑업’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코미디보다 대략 4배정도의 익살을 함축하고 있다. 영화는 어린 펭귄의 특별한 성장을 쫓고 있지만 시종일관 음악, 유머를 조화시켜 유쾌한 리듬을 타고 있다. 또한 색채와 질감은 근사하면서 굉장한 경험이다. 파도의 물결과 포말, 물살은 실제 화면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펭귄을 주인공을 한 ‘해피 피트’가 고전적인 애니메이션이라면 ‘서핑업’은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자극이다. 영화에서의 펭귄은 인간의 삶과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경쟁하고, 도피하고, 사랑에 빠지고, 포기하지 않는다. 제작자와 스태프의 바람대로 ‘서핑업’은 인간세계와 동일하게 바라보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또 하나의 별미는 양념처럼 끼어드는 치킨 조의 엉뚱함과 꼬마 펭귄 3마리의 너무나도 진솔한(?) 인터뷰다. 이들이 나오는 장면은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한다.

코디는 탱크나 다른 펭귄에 비해 재능이 부족하다. 심지어 부실해 보이는 수탉 치킨 조에 비해서도 못하다. 하지만 탱크와의 치욕적인 패배 이후 코디는 빅Z의 도움으로 1류 프로 서퍼가 된다. 이처럼 착한 펭귄이 고난을 겪지만 결국에는 명성과 사랑, 그리고 미래를 차지한다는 도덕적인 이야기는 안이하다. 지극히 아쉽다.

여하튼 영화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려는 등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려 애썼다. 만일 누군가가 이 영화가 지루하다면, 그는 어린 아이가 분명하다. 9일 개봉.

<경향닷컴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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