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아파트 분양가… 정부는 딴청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

광교신도시 주변시세보다도 비싸

투기조장 정책에 실수요자 ‘분통’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 정부는 딴청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광교신도시에서조차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게 매겨지면서 정부 정책이 효력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가 인하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광교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울트라건설과 분양 승인기관인 수원시에 따르면 양측은 분양가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울트라건설은 지난 4일 광교신도시에 지을 ‘참누리’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1317만~1398만원(평균 1350만원)으로 책정, 수원시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는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3.3㎡당 1273만원으로 낮추라고 통보한 상태다.

울트라건설은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3.3㎡당 1300만원 이하로 분양하면 손해가 불가피하다”며 수원시의 권고안에 대해 이의신청할 예정이다. 결국 가격협상을 벌이더라도 분양가는 13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분양가에는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이 빠져 있어 입주자들의 실제 부담은 더욱 커진다.

결국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이 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중소형은 900만원, 중대형은 1200만원 안팎으로 낮아질 것이라던 정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게 됐다. 이런 분양가는 오히려 주변 시세보다도 높다. 중대형을 기준으로 인근 영통지구 아파트 평균 시세는 1100만~1270만원, 용인 수지지구는 1280만원 선이다.

싼 아파트를 기다리던 청약대기자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수지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43)는 “광교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3년전 이사를 왔는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싸다”며 “그런데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고 기존 아파트보다 전매제한 기간이 긴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28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올랐다. 서울이 1749만원에서 1905만원으로 8.9%, 경기도는 1039만원에서 1358만원으로 30.8% 올랐다.

이처럼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이 내집마련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는 분양가 인하 대책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8·21대책’은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및 재건축 조합원지위 양도 금지 폐지, 수도권 신도시 2곳 추가 조성 등 투기적 수요로 거래를 활성화하고 공급을 확대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 19일 발표되는 서민주거 대책에도 분양가 인하를 위한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정부가 택지비를 내리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명분쌓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며 “분양가 인하 없이 주택공급만 늘린다면 서민보다는 주택업체를 위해 정책을 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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