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대교협 신임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사교육비 절감 방안으로 내놓은 ‘고교 1학년 내신성적 대입 제외’ 방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내신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논의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취지에는 동의하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교협 제15대 회장으로 30일 취임한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서울 상암동 대교협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교 내신 1학년 성적을 대입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최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사교육대책 토론회에서 고교 1학년 내신을 대입에서 제외하고 현행 9등급제 내신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내신의 본질은 학교 교육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대학도) 고2, 3학년에 올라가서 당일치기하는 학생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하는 학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학생들은 학교 교육에 충실해야 하고 현실적인 평가가 있을 때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교 1학년때부터 내신성적 반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 “학년별로 내신 반영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야 한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대평가는 지나치게 경쟁위주이고 본질과 방편을 혼동하는 상황을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내신 절대평가 전환의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절대평가가 고교 성적 부풀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회장은 “내신 부풀리기 등 신뢰도 저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과거처럼 부작용과 후유증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세밀한 장치가 더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3불 정책(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 금지)과 관련해서는 2012학년도에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장은 “2011학년도까지 3불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학 일각에선 ‘그럼 자율화는 언제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그런 면에서 2012학년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본고사 부활이나 고교등급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여입학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