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첫 공개

백승찬기자

‘클래식 뮤직비디오’ 흥행엔 실패

디즈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애니메이션 회사다. 1940년 오늘 처음 공개된 장편 애니메이션 <환타지아>는 디즈니 초창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힌다. 비록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환타지아>에는 이후 디즈니의 성공을 이끈 예술적 활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환타지아>는 일종의 클래식 뮤직비디오다. 유명 클래식 작곡가의 음악을 들려주면서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대부분 음악을 연주했다.

[어제의 오늘]194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첫 공개

시작은 프랑스 작곡가 폴 뒤카의 교향시 ‘마법사의 도제’였다. 월트 디즈니는 자신의 첫 창조물인 미키 마우스의 인기가 도널드 덕에 밀려 떨어지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의 인기를 되찾아주고 싶었고, ‘마법사의 도제’를 주제곡으로 삼은 단편 애니메이션에 미키 마우스를 출연시켰다. 단편 애니메이션 <마법사의 도제>를 만드는 데는 당시 여느 디즈니 단편 제작비(4만달러)의 3배 이상인 12만5000달러가 투입됐다. 디즈니는 이 제작비를 들여서는 이익을 남길 수 없음을 알면서도 계획을 밀어붙였다. 위대한 마법사의 어수룩한 도제 미키 마우스가 스승의 마법 모자를 이용해 청소를 하다가 사고를 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등 7편의 고전음악을 주제로 삼은 단편 애니메이션이 더해져 장편 <환타지아>가 완성됐다. 디즈니는 음악의 느낌을 살리고자 여러 개의 스피커에서 다른 악기 소리가 나는 ‘판타사운드’도 개발했는데, 이는 오늘날 스테레오 시스템의 효시가 됐다.

애초 월트 디즈니는 <환타지아>를 시리즈물로 기획했으나, 개봉 당시의 흥행 실패 때문에 이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환타지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인정받는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등을 들을 수 있는 속편 <환타지아 2000>이 개봉됐다. 생전 디즈니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마법사의 도제>는 속편에도 다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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