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반대한 천주교 비난 광고’ 유령단체 의혹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힌 천주교 주교회의에 대해 한 단체가 언론매체들에 천주교를 맹비난하는 광고를 낸 것을 두고 교계를 사칭한 ‘관변 단체’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뜻있는 천주교 평신도 모임’이 조선일보 등에 낸 천주교 비난 광고.

‘뜻있는 천주교 평신도 모임’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에 "성당 가서 미사드리기 무섭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내고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힌 천주교 주교회의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단체는 광고에서 “‘4대강 사업 반대’가 교회의 가르침입니까. 평신도들은 미사 드리기가 무섭습니다. 강론 듣기가 두렵습니다.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어 “(주교님들은) 일부 사제들이 좌경화 되어 교회의 영역을 일탈하여 과격한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을 막아 주셔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북한의 인권 유린 현장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어찌 이럴수가 있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광고를 게재한 단체의 정체가 불분명하고 예상되는 엄청난 광고비용 등을 거론하며 ‘정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평화방송 오동선 PD는 광고비 등을 거론하며 “교회 내 단체를 빙자한 정부 기관이나 유사한 단체가 아닌가 하는 의혹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런 의문에 대해 정부가 성실히 답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PD는 단체의 정체에 대해 “한국 천주교에는 전체 평신도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단체는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평협)라는 단 한 곳밖에는 없다. 그러나 평협 최홍준 회장조차도 ‘이번 광고를 낸 단체들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광고 출처에 대해서는 광고가 실린 언론사에 직접 문의한 결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음모론’ 등의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 PD는 “뒤에 숨어서 가톨릭 교회를 비난하지 말고 떳떳하게 자신들 정체를 드러내서 교회 근본 가르침에 불만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 대화하는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