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까지… 당·정·청·국정원 수뇌 전원 軍미필

김광호 기자

‘공정’ 말하기 민망한 ‘병역 면제 정권’

김 내정자 한때 고사

여권 수뇌부의 ‘병역’ 문제가 다시 여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황식 감사원장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등 당·정·청 최고 수뇌들이 모두 군면제인 때문이다. 원세훈 국정원장까지 합하면 당.정.청. 정(黨政靑情)의 수장이 모두 병역 면제자로 짜이게 됐다.

일반 국민들의 높은 현역 복무율(89.4%·2008년)과는 사뭇 동떨어진 것이다. ‘공정 사회’ 화두 속에 ‘병역 면제 정권’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실제 김 내정자의 최종 낙점까지 최대 걸림돌은 ‘군’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제기된 병역기피 의혹의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군면제 사실만으로도 여권으로선 부담이 컸던 때문이다. “대통령, 여당 대표가 모두 병역 면제인데 총리까지 그러면 병역 면제 정권이라고 하지 않겠느냐”(여권 핵심관계자)는 여론의 부담이다.

김 내정자도 병역 문제를 들어 한때 총리 지명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1972년 징병 신체검사에서 양쪽 눈의 시력차가 심한 ‘부동시’로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하지만 이후 법관 임용 신체검사에선 시력차가 0.1 정도에 머물렀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공무원 임관 신체검사여서 검사하는 사람이 안경을 쓰고 ‘괜찮으냐’고 하면서 넘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도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줄곧 병역 의혹에 시달렸다. ‘기관지 확장증’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지만, 이후 현대건설 입사 등에선 문제가 되지 않았을뿐더러 현재는 완치 상태인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당 검증청문회에서 ‘콜록, 콜록’ 기침 소리를 내며 “군대를 가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기관지 확장 등 몇 가지 이유로 퇴출당했다. 지금은 흔적은 남아 있지만 완쾌됐다”고 해명했다.

안상수 대표는 1966~74년 학업, 행방불명 등의 이유로 다섯차례 징병검사와 입영이 연기됐다가, 78년 결국 고령자 면제를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10년 동안 도망다니다 고령 면제를 받은 사람이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다시 ‘병역기피당’이 될 것”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이 질병과 생계곤란 등의 사유로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은 "군 면제자만 찾아 쓰는 정권"이란 비판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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