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제3의 인생’ 호르몬요법으로 3배 즐기세요

박효순 기자

‘폐경 후 10년 정도는 호르몬요법을 받아라.’

대한폐경학회(회장 박형무)가 건강 격변기인 50대 여성들을 위해 내놓은 처방이다.

11월은 폐경학회가 정한 ‘폐경 여성의 달’이다. 학회는 폐경기를 겪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 대한 이해도를 함께 높이겠다며 국민캠페인에 나섰다. 한달간 전국 20개 대학병원에서 무료 건강강좌 및 골다공증 검진을 해주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연령은 49.7세다. 전체 여성인구 중 폐경 추정 여성은 1970년 12%에서 2000년 22%, 2010년에는 30%로 늘었다. 2030년에는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강]폐경 후 ‘제3의 인생’ 호르몬요법으로 3배 즐기세요

나이가 들면 여성의 몸 속에선 생식세포의 점진적인 소실이 일어난다. 난소의 노화로 여성호르몬(생식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 40대 중반부터 월경이 불규칙해진다. 50세 전후가 되면 월경이 끊기는 폐경이라는 필연적인 생리현상이 생긴다.

신체적으로 안면홍조, 수면 중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등을 약 80%의 여성들이 경험한다. 또 질 건조 및 위축, 요실금, 방광염, 성교 중 통증도 수반된다. 피부가 얇고 건조해지며, 모발이 뻣뻣해지고 탈모도 는다.

정신적으로 불면증, 의욕상실, 성욕감퇴, 우울, 불안, 신경과민과 같은 증상을 겪는다.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많고, 여성들 삶의 질과 자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고혈압,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치매 등 질병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폐경증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보충해 주는 호르몬요법이 효과적이다. 미국의사협회는 이미 1992년 ‘모든 여성은 폐경 후 인종에 상관없이 예방적 호르몬요법(HRT)을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내 의료계도 ‘폐경여성에게 호르몬요법은 꼭 필요하다’는 견해다. 박형무 회장(중앙대병원 산부인과)은 “폐경기 호르몬요법은 각 개인의 질병 위험성과 효용성을 고려해 맞춤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호르몬요법은 여성의 나이, 자궁의 유무, 폐경기간, 질출혈 여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처방된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외래에서 이사라 교수가 폐경 여성을 진료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외래에서 이사라 교수가 폐경 여성을 진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조시현 교수는 “치료법이 있는데 폐경증상을 무턱대고 참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년여성들이 호르몬요법을 기피하는 이유는 크게 유방암 발생 위험성과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50대 이후 폐경 여성에서 호르몬요법이 유방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증가하는 대장암, 위암, 간암, 폐암 발생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조 교수는 “호르몬요법에 의한 유방암 발생 위험은 비만에 의한 것보다 낮다”고 말했다. ‘드로스피레논’ 성분이 들어있는 호르몬 치료제는 체중 증가를 줄이고 고혈압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부가적인 혈압강하 효과도 있다.

박 회장은 “호르몬요법은 실보다 득이 많다”면서 “평생 할 필요는 없고 폐경이 시작되는 때부터 10여년 정도, 60세 내외까지는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폐경을 여성으로서 끝이 아니라 완경(完經)의 개념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달 겪던 생리주기로부터 해방되고 임신의 위험성 없이 남은 생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