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명 개정 등 재창당 넘는 변화”

이지선·임지선·강병한 기자

쇄신파와 회동… ‘재창당 명문화’ 안돼 반발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59)와 쇄신파가 14일 만나 “재창당을 뛰어넘는 당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명 개정 논의도 열어놨다. ‘박근혜 비대위’가 주도하는 쇄신 논의가 일단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탈당한 정태근·김성식 의원과 일부 쇄신파 의원들은 “재창당을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반발해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와 남경필·권영진·주광덕·김세연·구상찬·황영철·임해규 의원 등 쇄신파 7명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쇄신파가 요구했던 신당 수준의 재창당, 당 쇄신 방안, 공천 원칙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화기애애했고 신뢰를 회복하는 자리였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황영철 원내대변인(46)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박 전 대표는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며 “쇄신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와 의견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고 오늘 자리가 매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 가운데)가 14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쇄신파 의원들과 만나 당 쇄신과 소통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 가운데)가 14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쇄신파 의원들과 만나 당 쇄신과 소통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양측은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단계적으로는 당명 개정까지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전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민생을 챙기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고 그것을 비대위에서 이뤄내는 것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신뢰를 얻어내면 당명을 바꾸는 것 또한 국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보고 그때 당명을 바꾸는 것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황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쇄신파가 재창당을 지속적으로 언급하자 “두 가지(쇄신, 재창당)를 같이한다고 국민이 변화를 인정하겠느냐”면서 “쇄신이 인정받는 속에 재창당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원내대변인은 “재창당이라는 게 당의 쇄신과 변화를 내용적으로 이뤄내고, 그에 따라 당명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형식이 바뀌는 것인데 그런 취지에 모두 공감했다”며 “(재창당 명문화는)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총선 공천을 두고 “어떤 사람이나 몇몇이 공천권을 갖는 것은 구시대적인 방식”이라며 “공천도 대한민국의 정당 역사 속에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어내겠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정당이 가야 할 길이라는 문제의 모범답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재창당을 주장하며 탈당한 정태근·김성식 의원 얘기도 나왔다. 쇄신파 의원들이 탈당을 철회할 수 있도록 인간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박 전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만남을 놓고 양측은 “충정을 이해하고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박 전 대표), “아주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남경필 의원), “내용면에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변한다고 했다. 그거야말로 소장파들이 생각하는 쇄신의 본질”(주광덕 의원)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향후 ‘박근혜 비대위’의 변화 작업은 쇄신파의 지원하에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15일 의총과 상임전국위, 19일 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박 전 대표가 위원장이 되는 비대위에서 재창당 등 모든 쇄신책을 논의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창당을 명문화하지 않은 이날 합의를 두고 쇄신파 내부에서 강한 반발도 제기됐다. 탈당한 두 의원은 ‘복당’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태근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은 되는데 왜 재창당은 안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식 의원도 “문제는 암에 걸린 한나라당에 아스피린 정도 투여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암 대수술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부 쇄신파가 먼저 탈당을 꺼내면서 재창당을 요구해놓고 성향이 같은 의원들만 개인적으로 모여 쇄신파의 이름으로 박 전 대표와 사진만 찍는 게 무슨 쇄신파냐”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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