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에 동남아외교서 중국 ‘반사이익’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폐쇄(셧다운)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방문을 전격 취소했으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에서 활발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아시아 중시 전략을 강조해온 미국은 타격을 입은 반면 중국은 뜻하지 않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시 주석은 3일 외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의회에서 연설했다. 인도네시아는 1960년대 중국이 공산당 쿠데타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단교한 적이 있으며, 시 주석의 연설은 양국 관계 회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아세안과 해상 협력을 증진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중국은 아세안에서 인도네시아의 역할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해왔다.

시 주석은 전날엔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을 제안했으며, 루피아화 환율 안정을 위해 100억위안(약 1조75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도 체결했다.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뒤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반면 오바마는 APEC 정상회의와 브루나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말레이시아·필리핀을 방문하려다 취소했다. 필리핀은 아세안 회원국 중 미국이 유일하게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나라이며, 말레이시아 방문 계획도 1960년대 이후 처음이었다. 쑤하오(蘇浩)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의 강력한 개입을 원해온 국가들을 속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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