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르헨, 비슷한 시대적 아픔… 8월 방한 때 개혁적 메시지 줄 것”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의 비앙 편집국장

‘바티칸을 가다’ 취재를 위해 로마를 방문한 지난달 24일, 바티칸궁에 있는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서 편집국장 지오반니 마리아 비앙(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저명한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특집 - 바티칸을 가다]“한국·아르헨, 비슷한 시대적 아픔… 8월 방한 때 개혁적 메시지 줄 것”

- 왜 교황이 바뀌었는가.

“베네딕토 16세가 위대한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자진 사임했다는 사실은 겸손과 용기가 없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교회에 애정이 많은 분이었다.”

- 교황이 교체된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내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폐막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교회를 보수적인 노선으로 이끄는 시대는 일단 끝났다.”

- 두 교황의 차이는 무엇 이라고 생각하나.

“베네딕토 16세는 학생들에게 믿음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해설하는 신학교수 같아 보인다. 그에 비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들에게 복음에 대해 소박하게 설교하는 본당신부 같다.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 내용은 예수 정신을 소개하는 같은 모습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개혁을 잘해낼 것인가.

“겨우 임기 2년차인 그는 개혁조치를 여럿 취했다. 교황청은행 관리들을 교체했고 가난한 나라에서 새 추기경들을 임명했다. 브라질과 예루살렘도 방문했고 마피아를 파문했다. 교회개혁과 사회비판을 담은 회칙 ‘복음의 기쁨’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황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다. 지역교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 신자들의 지지와 기도가 필요하다.”

- 8월에 한국에 오는 교황의 일정에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보이지 않는다.

“방한 일정은 한국천주교회에서 계획해 제출한 것이다. 한국천주교회가 제안하지 않은 일정을 교황청에서 요구하긴 어렵다.”

- 한국 사회와 교회에 대한 공정한 정보가 교황에게 전달되고 있는가.

“교황청에 여러 종류의 소식이 다양하게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한국에서는 교황 방한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일정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황은 개혁적 메시지를 줄 것이다. 브라질과 예루살렘에서 교황의 언행을 주목하라.”

- 교황은 군사독재와 경제위기를 겪은 분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더 친근하게 느낀다.

“아르헨티나와 한국이 비슷한 시대적 아픔을 가졌기 때문에 교황이 한국에 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교황은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 교황은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한국천주교회 성직자들 사이에 세속화의 흐름이 강하다.

“교황이 가난하게 사는데 사제들이 안락하게 산다면 말이 되겠는가. 가난하게 살지 않는 성직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교황은 가난한 교회를 일관되게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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