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3년 전에도 경고…매립에만 급급해 장소 고집”

조해람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계획의 일환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의 퇴영이 예정된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해외 대원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부안|조태형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계획의 일환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의 퇴영이 예정된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해외 대원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부안|조태형 기자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새만금 갯벌에서 열어선 안 된다는 비판이 3년 전에도 나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갯벌 매립을 위해 부적절한 장소에 무리하게 잼버리를 유치했다는 지적이다.

오동필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은 지난 7일 밤 CPBC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저희도 3년 전 잼버리를 핑계로 매립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꼼수 피지 마라, 거기는 적격지가 아니다’라고 보도자료를 많이 냈다”며 “많은 기관들도 잼버리 장소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많이 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오 단장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된 2003년부터 매립 반대운동을 이어온 환경 활동가다.

오 단장은 “저희는 매립지를 많이 다녀봤기에 한여름 매립지가 비만 오면 습지고 해가 쨍쨍 찌면 훈증이 올라와 얼마나 힘든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폭염 때 매립지의 상황이 어떤지 전혀 모르고 책상머리에서만 선정했지 않나”라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잼버리를 핑계로 매립을 서두르려 한 탓에 환경이 열악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 단장은 “새만금 잼버리 부지를 조성할 때 (정부·지자체가) 잼버리를 통해서 매립을 빨리 해야 된다며 농지관리기금을 썼다”며 “농지관리기금은 농지를 만들기 위해서만 써야 하는데, 잼버리를 핑계로 농지관리기금을 편법으로 쓰고 면죄부를 받으려다 보니까 계속 ‘여기 괜찮다’며 고집한 것”이라고 했다.

오 단장은 “무수히 많은 관계기관이나 시민단체에서 잼버리를 정말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여기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저는 이게 인재라고 본다”고 했다.

갯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단장은 “만약 잼버리를 했을 때 새만금 갯벌이 정상적으로 살아 있다고 하면 여기서 얼마나 재미난 프로그램을 많이 했겠나. 새만금은 그렇게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고 생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며 “지금도 해수량을 극도로 줄여서 많은 생물들이 계속 대량 폐사하는데, 이번 잼버리를 통해서 새만금 문제에 대해서 더 깊이 바라보는 반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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