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3D 프린터 건물’ 등장…멋진 외벽은 덤

이정호 기자

농구장 1.5배 면적…독일서 데이터센터 사용

유려한 곡선 구현해 도시 미관 향상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져 지난달 말 문을 연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한 데이터센터 모습. 3D 프린터 건물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크며, 외벽에 부드러운 곡선이 구현돼 있다. COBOD 제공

3차원(3D) 프린터로 만들어져 지난달 말 문을 연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한 데이터센터 모습. 3D 프린터 건물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크며, 외벽에 부드러운 곡선이 구현돼 있다. COBOD 제공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된 것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 등장했다. 데이터센터로 쓰일 이 건물은 농구장 1.5배 면적이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외벽에는 부드러운 곡선이 구현돼 도시 미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덴마크 건축용 기술 기업인 COBOD는 최근 공식 자료를 통해 자신들의 3D 프린터로 지은 데이터센터가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지난달 말 개관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만든 정보를 모아두는 대형 저장소다.

‘웨이브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3D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규모다. 길이가 54m, 폭은 11m, 높이는 9m다. 바닥 면적으로 따지면 약 600㎡다. 농구장(420㎡)의 약 1.5배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유럽에서 지은 건물 가운데 가장 넓다.

3D 프린터는 규모에 한계가 있어 넓고 큰 건물을 짓는 일에는 불리하다. 붕어빵 제조 기계보다 더 큰 붕어빵을 못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넓은 3D 프린터 출력 건물은 미국 플로리다에 지난해 지어진 940㎡짜리 동물 축사다.

웨이브 하우스는 3D 프린터로 지었기 때문에 건설 속도가 빨랐다. 막바지 정리 작업을 제외하고 웨이브 하우스의 실제 건축 기간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였는데, 건물의 몸통 역할을 하는 벽 전체를 짓는 데에는 고작 140시간, 약 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끈적한 콘크리트를 치약처럼 조금씩 짜내 벽을 만드는 3D 프린터를 쓰면 일반적인 건축 공법처럼 거푸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런 초고속 건축이 가능했다. 이렇게 벽을 신속히 만든 뒤에는 지붕과 전기 배선을 시공하고 각종 전자장비를 설치했다.

특히 COBOD는 웨이브 하우스 외벽을 3D 프린터로 지었기 때문에 미관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웨이브 하우스는 건물 외벽 전체에 물결치는 것 같은 곡선이 구현돼 있다.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 곡선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3D 프린터의 큰 장점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일반적으로 안전 등의 문제로 인해 창문이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공법으로 지은 데이터센터 외형은 대부분 직육면체다. 결과적으로 큰 벽돌 같은 모양새여서 아름답지 않다. 3D 프린터로 인해 전에 없던 형태의 데이터센터가 실현된 것이다.

COBOD는 “기존 공법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무늬”라며 “건물 디자인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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