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한국판‘로렌조 오일’김현원교수

영화 ‘로렌조 오일’은 1993년 개봉작으로 닉 놀테와 수잔 서랜든이 주연했다. 부신백질이영양증(ALD·副腎白質異營養症·Adrenoleukodystrophy)이란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직접 치료약을 개발한 부부의 실화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사람]한국판‘로렌조 오일’김현원교수

김현원 연세대 원주 의대 생화학 교수(46)와 딸 우리(18)의 이야기는 한국판 로렌조 오일이다. 김교수는 뇌하수체를 잃어버린 딸을 위해 ‘김현원 워터’를 개발했다.

1992년초 유학중 일시 귀국한 김교수는 우리로부터 “가슴이 아프다”는 얘기를 듣는다. 미국으로 가서 정밀 검사한 결과 우리의 뇌하수체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종양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가슴에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청천벽력이었다. 뇌하수체는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내분비기관으로 호르몬 분비를 책임진다. 대략 인체에 필요한 호르몬의 50%이상이 뇌하수체 관할이다.

우리는 즉시 미 피츠버그 대학병원에서 뇌하수체 제거수술을 받았다. 매우 이른 발견이어서 다행히 종양이 작았다. 수술팀이 “그렇게 작은 종양은 처음 봤다”고 말할 정도였다. 우리처럼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시력약화나 두통을 통해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대개는 안과를 찾아 안경을 맞추는 것으로 허송세월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신체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우리는 병에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부모를 만난 덕에 종양을 조기발견했고, 다른 신체 부위에 손상을 입지도 않았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김교수의 부인 김영희씨는 동갑내기로 간호학을 전공했다.

김교수 부부는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보존했어도 뇌하수체 없는 딸의 삶을 감당해야 했다. 뇌하수체를 통해 자체적으로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면 외부에서 공급해줘야 한다. 줄잡아 호르몬이 8가지. 성장·갑상선자극·스테로이드자극·항이뇨억제·성호르몬 등. 공급방법도 주사나 투약, 코에 분사하는 것까지 다양했다. 많으면 하루에 7번까지 호르몬을 투약했다.

더 큰 어려움은 외부에서 호르몬을 공급해도 신체의 균형을 완벽하게 유지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특히 항이뇨억제호르몬 투입량을 늘려도 화장실을 30분마다 들락거리며 탈수증상을 호소하는 딸을 지켜보는 김교수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했다. 탈수증상 때문에 소풍 한 번 못 간 딸. 갈라진 혀를 지켜보며 김교수는 의대 교수로서 무력감까지 느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연대에 자리를 잡은 김교수는 딸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부정(父情)과 함께 연구자로서의 소명감이기도 했다. 김교수는 해답이 물에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양의학에서 수백년 역사를 갖고 있는 대체의학 동종요법을 주목했다. 물에다 정신을 기억시킨다는 동종요법에 착안해 딸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물을 찾았다. 요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호르몬 정보를 물에 기억시켜, 이 물을 지속적으로 마셔 몸의 균형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

생체에너지를 옮겨주는 장치를 이용해 물에 전기신호를 가했다. 이렇게 만든 물을 지속적으로 먹이자 딸 아이의 탈수증상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소풍도 갈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지금 키는 168㎝. 그중 162㎝까지는 김교수가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서 키운 것이다. 162㎝ 이후에는 아이가 더 이상 성장호르몬을 맞기 싫다고 해서 끊었다. 나머지 6㎝는 성장호르몬 정보를 기억한 물을 먹고 성장한 것으로 김교수는 추정하고 있다. 뇌하수체가 없는 우리로서는 달리 성장호르몬을 얻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사람]한국판‘로렌조 오일’김현원교수

김교수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네랄을 이용한 알칼리 이온수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항암·항당뇨 효과 및 면역기능 강화를 확인하고 논문발표를 준비중이다. ‘위니아 만도’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아 알칼리 이온수의 효능을 구명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에 합격했다. 내년이면 교토(京都)로 떠나지만 김교수의 마음이 그닥 무겁지만은 않다. 스스로 건강을 지켜나갈 수단을 강구해줬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우리가 나중에 결혼했을 때도 대비하고 있다. 임신·출산에는 호르몬 기능이 절대적이다. 그때도 딸 아이에게 아버지로서 도움을 줘야 한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우리가 성장하는 그야말로 매 순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볼 수 있었던 게 축복이라고 김교수 부부는 말한다. 우리는 가끔 “엄마·아빠에게 짐이 돼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7살 이후로 채 1주일도 살 수 없었을 우리. 무럭무럭 자라 이렇게 대견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상황이 고맙고 행복할 뿐이다.

▲김교수가 말하는‘좋은 물’

첫째, 물에 오염물질이 없어야 한다. 수돗물을 정수하기 위해서는 염소물질을 투입해서, 물속의 각종 세균을 제거한다. 하지만 투입된 염소 물질이 물속에 녹아 있는 유기물질과 반응하여 발암성 물질이 형성되기도 한다. 수돗물뿐 아니라 지하수·약숫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역삼투압 정수기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큰 단점이기도 하다. 역삼투압 정수기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미네랄마저도 없애기 때문이다.

좋은 물의 두 번째 조건은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다양한 미네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체는 미네랄을 물과 식품을 통해서 섭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는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이 충분히 들어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은 물이 알칼리성을 띠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상혈액은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 지방 등을 과잉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혈액은 산성화한다. 혈액이 혈관을 거침없이 흐르고 있다면 신진대사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만, 혈액이 탁해져서 잘 흐르지 않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혈액이 탁해진다는 것은 바로 혈액이 산성화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혈액 산성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네랄이 부족한 물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성으로 변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정말로 좋은 물은 이러한 일반적 조건 외에도 ‘생명의 물’로서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능력까지 가져야 한다. 생명의 물의 첫 번째 조건은 6각수가 풍부한 물이어야 한다. 물은 6각수와 5각수가 혼합돼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6각수의 비율이 높을수록 구조가 치밀한 물이다. 6각수가 풍부한 물은 생체를 외부 자극과 교란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6각수가 풍부한 물에서 암세포가 자라지 못하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두 번째 조건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능력이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뛰어나 조직이나 세포, 세균 등을 가리지 않고 반응하여 이를 파괴한다. 활성산소와 관련이 없는 질병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질환이 활성산소에서 비롯된다. 최근 전기분해를 이용한 알칼리 이온수나 미네랄을 이용해서 만든 알칼리수에 활성산소를 없애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세 번째 조건은 ‘좋은 기운’이다. 좋은 기운은 과거에 우리 조상들이 특별히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은 33가지 물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벽에 제일 먼저 길은 우물물을 뜻하는 정화수(井華水)에는 하늘의 정기가 모여 있으며 성질은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은 없다고 표현한다. 자연의 물을 과연 이렇게 다양하게 구별하는 것이 가능한가 할 정도로 물을 기운에 따라 분류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은 물에 기운이 담긴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물에 구체적인 정보가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단지 좋은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쉽고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글 안치용·사진 박재찬기자 ahn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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