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출품작 ‘태극기…’결정, 영화계 논란

내년 제77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한국영화로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감독)가 결정된 것과 관련, 영화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태극기…’와 경합을 벌이다가 ‘자격 미달’로 탈락한 ‘빈 집’(김기덕 감독)의 제작사 등에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측은 29일 “‘빈 집’의 작품성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자격 요건인 ‘자국내 영화산업 안에서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에 부합하지 못해 제외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자격을 보면 ‘2003년 10월1일부터 2004년 9월30일까지 자국에서 개봉한 영화로, 최소 7일 이상 정상적으로 개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음달 15일 개봉되는 ‘빈집’은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베니스영화제) 수상기념 특별상영회’ 형식으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단관 상영됐다.

아카데미위원회측은 24일 영진위에 보낸 공문에서, 자격여부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 구문에 밑줄을 그어놓았다. 영진위측에선 이를 근거로 1주일간 특별상영된 ‘빈 집’이 출품요건에 미달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빈 집’측은 “이 영화의 미국측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클래식이 아카데미측에 문의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현재로선 미국 배급사측을 통해 확인한 ‘빈 집’측의 주장보다는 아카데미위원회의 공문을 내세운 영진위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과정이야 어쨌든 영진위의 서투른 일처리는 비난의 여지가 있다. 실제 영진위는 지난 22일 열린 선정위원회의에서 ‘빈 집’을 출품작으로 잠정 결정하고, 이를 각 영화사에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태극기…’측에서 ‘빈 집’의 자격여부를 문제삼고 아카데미측에서도 부정적인 뉘앙스의 공문을 보내자, 영진위는 부랴부랴 ‘빈 집’의 ‘자격미달’ 판정을 내렸다. 영진위와 ‘빈 집’측은 30일쯤 만나 해결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논란은 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용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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