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4.8대 1 ‘서바이벌 게임’…한나라, 1173명 본격 심사 돌입

이지선기자

한나라당이 지난 5일로 제18대 총선 공천신청을 마감하고 본격 공천심사에 돌입했다. 이번 공천엔 117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4.8대 1에 달했다. 전남 무안·신안을 뺀 전국 모든 지역에서 공천신청자가 나오는 등 역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004년 총선의 공천경쟁률은 3.1대 1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이 버틴 지역에는 공천 도전자가 없었다. 시·도별로는 경남지역이 6.8대 1로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공천심사위는 범죄기록 등 당규상 신청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 부적격자 4명의 서류를 반려했다. 13명은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했다.

<b>불붙은 한나라 공천 경쟁</b> 한나라당 총선 예비후보들의 대형 사진이 10일 경기 하남시의 도심에 여기저기 붙어 있다.  <강윤중기자>

불붙은 한나라 공천 경쟁 한나라당 총선 예비후보들의 대형 사진이 10일 경기 하남시의 도심에 여기저기 붙어 있다. <강윤중기자>

◇무주공산 지역을 노려라 = 한나라당 현역의원이 없는 지역에 공천신청이 집중됐다. 특히 2004년 총선 당시 ‘탄핵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수도권의 대통합민주신당 현역의원 지역구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신당 이미경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갑의 경우 16대 1의 경쟁률로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서울 금천 지역엔 15명, 구로을과 경기 화성엔 14명, 남양주을엔 13명의 공천신청자가 몰렸다.

탈당한 곽성문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는 14대 1, 의원직을 상실한 김병호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진갑도 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당 신국환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문경·예천 지역에도 11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총선 때마다 미달 지역이 많았던 호남의 경우도 공천경쟁률이 2대 1 수준을 기록했다. 목포에 시의회 의장 출신의 임송본씨 등 3명이 공천을 신청했고, 전남 광양·구례에는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정철기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편 성추행 사건으로 탈당한 최연희 의원과 입당 여부가 관심을 끌었던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역대 최고 4.8대 1 ‘서바이벌 게임’…한나라, 1173명 본격 심사 돌입

◇언론·기업·뉴라이트 대거 도전 = 공천 신청자 중 언론인과 뉴라이트 관련 단체 출신 인사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언론인 중에는 특히 조선일보와 SBS 출신이 많다. 김효재 인수위 자문위원(서울 성북을), 허용범 인수위 정무기획1팀 위원(경북 안동)과 이진동 전 기자(안산 상록갑) 등이 조선일보 출신이다. SBS 출신으로는 홍지만 전 앵커(대구 달서갑), 허원제 전 이사(부산 진갑), 정군기 전 국제부장(고양 일산갑) 등이 공천 신청을 했다. 뉴라이트 인사들 중에서는 신지호 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대표(서울 도봉갑)가 대표적이다. 허명환 뉴라이트 포항연합 상임대표(경북 포항 북), 백병훈 뉴라이트 고양연합 고문(경기 고양 일산을), 김장희 뉴라이트 남양주연합 상임대표(경기 남양주갑), 김성회 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경기 화성) 등도 도전장을 던졌다. CEO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순풍을 타고 기업인들이 대거 공천을 신청한 점도 특징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그룹 회장은 선친의 고향인 충남 천안을에, 재선 의원 출신의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도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공천 신청서를 냈다.

◇중진 물갈이는 없다? = 공천심사위원회가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인사를 영입해 ‘개혁공천’을 하겠다”고 발표했고 다선 의원의 지역구에 공천 신청이 상대적으로 몰렸지만 ‘물갈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선 이상 중진들 중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김광원 의원을 제외하곤 31명이 모두 공천을 신청했다. 한때 용퇴설이 나돌기도 했던 이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김덕룡 의원도 공천신청서는 냈다. 특히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과반 의석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당의 입장에선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중진의원들에게 공천을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당선인 진영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암묵적으로 지분을 인정하는 식의 공천이 될 가능성도 물갈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양 진영에서 중심추 역할을 해온 중진의원들을 탈락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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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MB 낙하산 = 이당선인의 근접거리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인사들이 지역구로 자리를 옮겨 둥지를 틀면서 낙하산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대통령인사비서관 후보였던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은 대구 중·남구에 공천신청을 했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과 조해진, 송태영 당선인 부대변인도 각각 서울 마포갑, 경남 밀양·창녕, 충북 청주 흥덕을 지역으로 내려갔다. 특히 이당선인의 수행단장 출신인 정태근,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김해수씨의 경우엔 각각 서울 성북갑과 인천 계양갑에 단독으로 공천 신청을 했다. 이당선인 통의동 비서실 멤버들 상당수도 청와대 대신 지역구로 향했다. 권택기 당선인 비서실 정무기획2팀장은 서울 광진갑에, 경선 당시 이당선인을 도왔던 전문가 그룹 중에서는 네거티브 대응을 맡았던 오세경 변호사가 부산 동래에 도전장을 냈다. 이당선인의 팬클럽이자 외곽 응원부대였던 MB연대의 전국 대표인 박명환씨도 서울 광진을에 깃발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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