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번 매코맥 칼럼](5)북한과 시리아 사막의 괴물

4월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북핵 문제의 해결을 앞당겨 주었는가. 지난 4월8일 발표된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합의로 핵심적인 플라토늄 문제는 일단 잘 처리됐다. 이로써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불능화하고 플라토늄을 봉인해야 한다. 또 풀루토늄의 총량(북한은 30㎏이라 하고 미국은 30~40㎏이라고 한다)에 대해서도 폭넓은 합의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 美, 北-시리아 핵공조 제기 -

한편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온 고농축 우라늄과 핵확산 등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은 이를 양해하는 선에서 해결될 것이다. 이 ‘선언’ 절차는 베이징 2·13 합의의 2단계 조치를 마무리 짓고 한반도 화해라는 3단계, 즉 최종 단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평양을 방문하는 미 국무부 대표단은 세부 사항을 조정할 것이다. 양국을 화해로 이끌고, 가난하고 굶주린 북한 시민들에게 구원의 전망을 제공하면서.

그러나 백악관은 4월24일 느닷없이 이같은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리아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흑연감속로형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도록 북한이 협조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은 북한의 영변 원자로와 유사한 건물을 보여주고 있다. 한 장의 흐릿한 스냅 사진에는 북한의 핵 전문가로 추정되는 사람이 시리아 원자로 부지에서 시리아인 동료와 함께 있는 모습이 찍혀있다. 전문가들은 재빨리 이 사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고, 미국이 과거에 정보를 조작했던 이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건에 관한 첩보는 북한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중급’, 핵무기 제조 의도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건물 자체는 2007년 9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돼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물증은 없다. 게다가 시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하에 합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 핵 전문가와의 공조가 반드시 의심스러운 것은 아닌 셈이다. 시리아가 신고하지 않은 원자로 프로젝트가 IAEA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것이 위반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전 유엔 이라크 무기감시단원인 스콧 리터는 민수용 핵 프로그램은 핵물질의 수입 같은 경우가 임박하기 전까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IAEA에 보고하지 않아도 될 권리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소동은 베이징 6자회담을 위태롭게 했다. 이제 북한은 가장 극악한 죄악 중 하나인 은밀한 핵확산을 저질렀다는 점을 시인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는 자백 없이는 용서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암시하고 있다.

시리아와 북한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은 북한이 IAEA 규칙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도, IAEA에 가입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보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핵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또 자국의 중동 지역 핵 독점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어떤 국가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되풀이해서 보여주고 있다.

시리아 사막에 있는 건축물의 진짜 본질은 알려지지 않겠지만 세이무어 허시가 ‘뉴요커’ 2008년 2월호에 기고했던, 이 문제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분석은 다음과 같이 결론 짓고 있다. 이스라엘이 폭격한 ‘사막의 상자’가 핵시설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어떤 위성정보, 인적정보, 신호정보도 없었다고. 허시는 2007년 레바논에서 패배한 이스라엘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경고 신호로서 이 공격을 고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만약 사막의 건축물이 정말 영변형 원자로라면, 시리아는 여전히 원자료를 작동시킬 물질과 그 폐기물을 핵무기로 가공하는 기술을 획득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아직 최소한 수년은 더 필요하다. 이 시설은 누구에게도 당면한 위협이 되지 못한다. 선제 타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구실도 되지 못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침략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 건물은 숨겨지지도, 보호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영변의 시설과 닮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영변 원자로의 폐기물은 2006년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했던 플라토늄을 만드는 과정에 쓰였다. 당초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인수하길 싫어했다. 한물간 (영국식) 디자인이어서다. 김일성은 필사적으로 더 발전된, 하지만 핵무기 용으로는 쓸 수 없는 경수로 모델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유엔 이라크 무기감시단원이었던 스콧 리터는 만약 시리아가 영변형 시설을 건설하고 있었다 해도 핵물질의 도입이 임박하기 전에는 이를 IAEA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 베이징 6자회담에 찬물 우려 -

시리아 문제는 6자회담의 중요한 단계에서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북한은 핵심 사안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함을 여러 차례 증명해왔던 반면, 미국은 입장을 바꿔야했다. 2002년부터 미국은 은밀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이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북한이 플라토늄 무기 작업을 재개하도록 자극했다.

그러나 베이징 6자회담의 다른 참가국들은 이 주장에 설득당하지 않았다. 미국은 점차 초보적인 '농축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을 바꿨고 2007년 후반엔 미국 측에 제공된 원심분리기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 문제는 시리아가 북한이 아닌 파키스탄으로부터 핵물질을 들여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2007년 후반 해결됐다.

2005년부터는 화폐 위조, 돈세탁, 마약밀수 등의 범죄가 북한을 공격하는 주요 소재가 됐다. 그러나 동결됐던 북한의 마카오 계좌는 2007년 해제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퍼노트'(100달러 위조지폐)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일축했고, 미국 재무부는 그 이후로 이 사안에 침묵하고 있다. 마약 거래에 대해서도 미 국무부는 2008년 북한이 지난 5년간 “국가가 통제하는 거래”를 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국무부의 반테러 부서는 지난 1월 북한이 “미국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시켜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문제들이 해결되고 북한이 고립으로부터 벗어나던 4월 말 시리아의 핵확산 문제가 제기된 것은 부시 행정부의 행동 패턴을 반복한 것이다.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일 때면 언제든지 방해물이 부상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의 정책 전환이 알려지기 전에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났던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변화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말이다.

- 부시행정부 반복된 ‘행동패턴’ -

부시 행정부는 ‘체제 변화’ 정책으로 되돌아가거나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후자는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외교적 승리를 선언, 다른 지역에 벌여놓은 재앙을 만회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방법은 북한의 인정 혹은 자백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북한이 저지른 범죄의 책임을 북한측에 지우려고 수년간 헛된 노력을 했다. 남아있는 최상의 카드는 이스라엘이 강하게 주장했던 핵확산 카드인 듯 하다. 만약 그렇다면, 북한은 지금 위험한 플리바게닝(유죄 답변 교섭·피고가 유죄를 시인하는 대가로 검찰측이 형량을 감해서 구형해 주는 협상)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고 국제관계를 정상화하려면 북한은 그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던 것들을 자백해야 한다. 북한은 또 태도를 바꾸거나 미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레임덕에 빠진 부시 행정부를 신뢰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요점은 현재와 미래에 다가올 우려를 다룰 때 과거에 얽매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가 말한 대로 “중요한 것은 북한에게서 핵 확산에 반대한다는 굳은 다짐을 받아내는 것”이다. 이는 크리스토퍼 힐에게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시리아 문제는 과거의 일이다. 부시 행정부는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

<개번 매코백/호주국립대 명예교수> <정리 | 최희진기자>

"North Korea and the Chimera in the Syrian Desert"

　Did the month of April bring us nearer to the so-much desired grand bargain settlement on North Korea? The Singapore agreement between the US and North Korea on 8 April seemed to do so, resolving the key plutonium issue so that North Korea would disable its Yongbyon reactor and seal its plutonium wastes in preparation to handing them over, and establishing broad agreement on the size of those stocks (for North Korea, 30 kgs, which it has expressed readiness to prove by opening its records, and for the US, "between 30 and 40 kgs"). On the other issues - uranium enrichment and proliferation - North Korea would admit nothing, but the US would state its "concerns" and North Korea acknowledge them. This "declaration" process would complete the second phase of the Beijing agreement and open the path to the third and final stage - the grand peninsula settlement. The State Department mission to Pyongyang that followed was assumed to be working on the fine detail, bringing the two countries to the brink of reconciliation, and therefore offering the prospect of relief for the poor and hungry citizens of the North.

Suddenly on 24 April, however, the White House intervened to pour cold water on such hopes, accusing North Korea of nuclear proliferation by aiding Syria to construct a graphite-moderated nuclear reactor with a probable weapons purpose. Photographs (presumed to have come from Israeli intelligence) showed a building similar to Pyongyang's Yongbyon reactor. One grainy snap showed what was said to be a North Korean nuclear expert together with a Syrian colleague at the Syrian site. Experts quickly disputed the interpretation of the photographs and pointed to the US's past record of manipulation of intelligence. The intelligence in this case was anyway only "medium" as to North Korean involvement, and "low" as to weapon intent. The structure itself no longer existed, having been demolished by the Israeli air force in September 2007, so there was no material evidence. Furthermore, Syria had a legitimate nuclear program, under IAEA supervision, and cooperation with North Korean nuclear experts was not necessarily in itself suspicious. And there was uncertainty over whether an un-declared Syrian reactor project would amount to a breach of its obligations. IAEA Director General Mohamed ElBaradei thought it would but Scott Ritter, former UN weapons inspector in Iraq, argued that the Non-Proliferation Treaty guaranteed the right to a civil nuclear program with no obligation to report to the IAEA until such time as the introduction of nuclear materials was imminent.

Nevertheless, the Syrian hubbub threatened the ongoing Beijing negotiations. In place of acknowledgement without necessary admission. North Korea was now required to confess to covert nuclear proliferation - one of the most grievous of sins. Without confession, it implied, there could be no absolution.

Syria and North Korea both rejected the US claims. The US, while accusing North Korea of breach of international nuclear agreements, was protecting an Israel that refused even to join the Non-Proliferation Treaty, maintained its own nuclear arsenal, and had repeatedly shown its readiness to attack any country it considered to be challenging its Middle Eastern nuclear monopoly.

Although the true nature of the mysterious Syrian desert building may never now be known, the most authoritative analysis of the evidence (by Seymour Hersh in the February 2008 issue of New Yorker) concluded that there had been "no signals intelligence, no human intelligence, no satellite intelligence," to establish that the "box in the desert" bombed by Israel was a nuclear facility. He thought the attack had most likely been designed to restore Israel's credibility following its defeat in Lebanon in 2007, and as a warning signal to Iran.

Furthermore, if the desert structure was indeed a Yongbyon-type reactor, Syria would still have somehow to obtain both the materials to operate it and the technology to process its wastes into weapons. For that, several years at minimum would still have been required. This facility was no present threat to anyone and there was no justification for the preemptive attack. Israel, with US backing, had itself committed an act of aggression.

The structure was neither concealed nor guarded, but it certainly resembled the Yongbyon facility, and Yongbyon wastes were the source of the plutonium used in North Korea's 2006 nuclear test. Yongbyon was, however, an antiquated (originally British) design, that North Korea had not wanted in the first place - Kim Il Sung is said to have been disgusted on taking delivery of it because he had desperately wanted, and believed he had been promised, the more advanced (but useless for weapon purposes) light-water model.

The Syrian affair came at a crucial stage in the negotiations on North Korea. Contrary to general understanding, North Korea has been repeatedly vindicated in its stance on key matters while the US has repeatedly shifted ground. From 2002, the US thought a covert North Korean program of HEU of such importance as to warrant bringing down the then existing Agreed Framework, provoking Pyongyang to resume its plutonium weapons work, but other countries at the Beijing forum were never persuaded of this. The US case was gradually modified to an unspecified and evidently rudimentary "enrichment program," and doubts about aluminum tubes (which the Americans had suspected of being used to manufacture centrifuges but North Korea said were from a missile factory) were cleared up after detailed US inspection late in 2007. From 2005, criminality - counterfeiting, money-laundering, and drug-running - became the key North Korean offenses. In 2007, however, North Korea's frozen funds in Macao were released and the allegation that North Korea had been manufacturing "Super Hundred" notes was dismissed by experts and the US Treasury has since gone quiet on that claim. As for narcotics, the State Department in 2008 found no evidence of "state-directed trafficking" for five years. In January 2008 the State Department's counter-terrorism section found that North Korea "seemed to have complied with the criteria needed to be removed from the US terror list."

For the Syrian proliferation issue to have been raised as it was late in April, just as other issues were resolved and with North Korea on the brink of coming in from the cold, was to repeat the common pattern of the Bush administration: that the bar be raised whenever a solution seemed imminent. South Korea's president, Lee Myung Bak, hosted by President Bush at Camp David just on the eve of this latest policy switch, must be presumed to have known of the US shift, whether or not he actively encouraged it.

The beleaguered Bush administration seemed to be either reverting to earlier "regime change" policies or possibly seeking a face-saving, diplomatic cover to allow it to claim a diplomatic triumph in East Asia to make up for the disasters elsewhere. After years of futile attempts to pin responsibility on North Korea for multiple crimes and breaches, the proliferation card, strongly urged by Israel, may have seemed the best card left. If so, North Korea now faces a risky process of plea-bargaining, being obliged to confess to something it insists it has not done in order to secure its crucial lifting of sanctions and normalization. It must also figure out whether on balance it can afford to trust a lame duck Bush administration not to shift ground again and demand even more concessions.

The crucial point is that present and future concerns be addressed without being obsessive about the past. As South Korea's ambassador to the US, Lee Tae Sik, put it: "What is important is that we secure a firm pledge from the North against nuclear proliferation." For Christopher Hill, too, the Syrian matter, whatever it was, is something past, and the Bush administration had been and would remain focused on the future. It is to be hoped he is right.

Gavan McCorm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