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오면 시작되는 ‘맨홀의 반란’…플라스틱 맨홀은 흉기로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비만 오면 철제 맨홀 뚜껑이 춤을 추듯 들썩인다. 역류하는 하수돗물의 수압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극심한 폭우가 쏟아진 27일에도 맨홀의 ‘반란’은 이어졌다. 현재 SNS에는 강남역 일대의 한 도로 맨홀에서 물이 역류하는 모습, 서울대 내의 한 도로 맨홀이 역류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 마치 폭포처럼 크게 물을 뿜어내는 모습이 위협적이다.

폭우시 이같은 맨홀은 큰 위협이 된다. 하수 배관은 소방호스보다 지름이 수십 배 커서 물의 양의 많고 지표면에선 물이 흐르면서 뚜껑을 밀어내는 힘도 작용하기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맨홀 뚜껑은 더 쉽게 떠내려 간다. 폭우 속에 길을 헤집고 다니면 뚜껑이 없는 맨홀 속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 지난 3일 한 시민이 물에 잠긴 거리를 지나다가 뚜껑이 밀려 나간 맨홀에 빠져 발목이 부러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맨홀 뚜껑이 쉽게 열리는 곳으로 동작역 밑·서울대 기숙사 삼거리 등을 꼽았다. 특히 서울시 금천구 등 일부 지역과 김해시를 비롯한 지방의 일부 도시는 철제보다 폭우에 취약한 강화 플라스틱으로 된 뚜껑이 맨홀을 덮고 있다. 금천구의 경우 ‘디자인 거리로 조성하며 미관상 바꾼 것이고, 김해시의 경우 철제 맨홀뚜껑의 잦은 절도 등을 이유로 교체했다.

27일 서울대 기숙사 삼거리 맨홀뚜껑의 역류 모습

27일 서울대 기숙사 삼거리 맨홀뚜껑의 역류 모습

플라스틱 뚜껑은 무게가 철제의 3분의 2정도밖에 되지 않는데다 물이 빠져나갈 구멍도 없어 수압에 견디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장마와 태풍이 이어지는 여름철 맨홀 추락 사고를 막으려면 잠금기능이 있는 맨홀 뚜껑을 설치하는 등 지자체별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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