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배추도 명품 있다

정환보·이재덕 기자

토판염·인삼 등 첨가… 가격 2배 비싸도 인기

22일 낮 서울 서초구의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김장철을 맞아 ‘절임배추’ 코너가 붐비고 있었다. 여러 절임배추 사이에서도 구매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상품은 ‘명품’을 표방한, 이른바 ‘프리미엄 절임배추’였다.

하나로마트에서 이날 준비한 명품 절임배추 15상자는 내놓은 지 1시간 만인 오후 1시쯤 모두 팔려나갔다. 매장에서 팔고 있는 김장용 일반 절임배추는 10㎏ 한 상자에 1만7500원인 데 비해 이 명품배추는 3만5000원으로 2배나 비쌌지만 순식간에 동이 났다.

값이 비싼 이유는 염전바닥에 고무판을 깔아 채취한 소금인 이른바 ‘장판염’ 대신, 갯벌 위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한 ‘토판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배추 역시 무농약으로 재배한 것이었다.

절임배추도 명품 있다

주부 권영옥씨(45)는 “피자 한 판에 몇 만원씩 하지 않나. 다른 음식에 쓰는 돈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라며 명품 절임배추 두 상자를 사갔다.

여덟 상자를 한꺼번에 구입한 박모씨(45)는 “비싼 만큼 값을 하지 않겠느냐. 한번 김장을 담그면 길게는 1년까지 먹는데 안 좋은 배추를 쓰면 물러져서 못 먹는다”고 말했다.

온라인 농산물 쇼핑몰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명품 절임배추’가 인기다. 배추를 절일 때 5년근 이상 인삼을 쓰거나 느릅나무 껍질을 쓴 절임배추는 6~7포기 든 20㎏짜리가 5만2000원에 팔린다. 칠갑산 지하 200m에서 나오는 천연암반수로 5회 세척을 했다거나, 바닷물을 정수해 배추를 씻었다는 제품도 나와 있다. 배추 모종 때부터 녹차액을 분무해 키워 해충을 쫓고 무화과액으로 잔류 농약을 제거했다는 ‘프리미엄 녹차 절임배추’도 판매 중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절임배추와 양념을 세트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간단히 버무리기만 하면 김장을 끝낼 수 있는 상품이다. 완제품 김치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굴젓, 새우젓, 멸치젓 등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트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정환보·이종희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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