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의 작품세계·극적 삶을 사진전문가·시민들이 만끽했으면”

도재기·사진 김문석 기자

사진전 개막… 뉴욕 국제사진센터 수석 큐레이터 필립스

‘포토 저널리즘의 전설’이자 ‘전쟁을 혐오한 전쟁사진가’로 유명한 로버트 카파(1913~1954)의 사진전이 2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지하 1층)에서 개막된다.

카파 탄생 100주년과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 마련된 ‘로버트 카파 사진전’은 카파 기념재단인 미국 뉴욕 국제사진센터(ICP, International Center for Photography)가 소장한 오리지널 프린트 160점과 관련 다큐멘터리 등으로 구성된다.

ICP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미술관의 하나로 미국 사진계의 선구자이자 카파의 동생인 코넬 카파가 1974년 설립했다. 카파와 그의 동료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비롯해 만 레이와 유진 스미스 등 전 세계 사진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소장하고, 다양한 기획전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파의 작품세계·극적 삶을 사진전문가·시민들이 만끽했으면”

카파 사진전 개막을 맞아 방한한 ICP의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토퍼 필립스(61·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사진)를 1일 전시장에서 만났다. 사진비평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 ICP 큐레이터로 부임한, 주목받는 현대사진 기획자다.

국내에는 2006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사진가 김아타의 개인전을 기획한 일이 잘 알려져 있다.

필립스는 “이번 전시는 카파의 작품세계, 극적인 삶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며 “사진전문가나 애호가, 나아가 일반 시민 관람객들이 목숨을 걸고 그가 담아내고자 한 당대의 상황, 전쟁의 참혹함과 그 속에서의 보통 사람들의 삶, 휴머니즘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이다’(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란 유명한 카파의 말을 인용하며 말문을 열었다.

“카파는 유명 인사들을 촬영한 당시 다른 사진가들과는 달리, 목숨을 걸고 역경과 고난의 현장을 찾아 병사, 보통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고, 현장 분위기와 느낌을 사진 속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카파의 그런 철학과 태도는 시공간을 넘어 영원히 큰 의미를 가진다. 사진의 기술적 측면에서도 카파의 업적은 크지만, 실상 그는 기술적 측면보다 다가서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필립스는 한국 사진계, 사진작가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작품성을 판단하는 데 5년 정도 투자한다”며 “현재 한국 사진가 12명을 꼼꼼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분들과 ICP에서 전시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두번째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현대사진가들은 타국과 비교해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과 풍부한 지식을 가졌고, 나아가 그 상상력을 기술적으로 잘 풀어내는 큰 장점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필립스는 2일 카파 사진전 개막을 기념해 서울 혜화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강연에서 카파의 삶,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라졌다가 발견된 카파의 사진들이 담겨있던 ‘멕시칸 슈트케이스 비화’ 등을 들려준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 매그넘 오가와 준코 사무국장도 ‘카파와 매그넘’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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