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은 ‘여권 히든카드’, 안희정은 ‘정치 아이돌’…여야 대권주자 22인 한줄평 화제

구교형·유정인 기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인터넷 정치논객의 한줄평이 큰 화제다. 한줄평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여권의 히든카드’로,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충남지사를 ‘영민한 정치 아이돌’로 묘사하고 있다.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씨(48)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이 글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보좌관들 사이에선 촌철살인의 한줄평을 두고 대권주자들의 실제 캐릭터와 일치율을 따져보는 검증작업이 진행중이다.

최씨는 차기 대선에서 기대되는 대권주자로 여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를, 야당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을 꼽았다.


그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과연 김무성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호기심이 생긴다”고 운을 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처럼 ‘친박’과 ‘반박’을 오가다간 최대치가 당대표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원희룡 지사는 “여권의 안희정 버전”이라고 하면서도 3선 국회의원이 낙향한 셈이어서 ‘정치적 승부수’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야권후보들에 대해선 “제1야당 최대 계파의 수장이지만 정치력은 최악인 사람”(문재인 의원),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된 새정치의 열망을 ‘전유’하려다 몰락을 자초한 사람”(안철수 의원)이라고 혹평했다.

야당의 한 보좌관은 “문 의원은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리더십 한계가 드러났다”며 “좋은 사람과 좋은 정치인은 너무 다르다는 점에서 최씨의 분석에 의견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비대위원장 인선 책임을 지고 퇴진 위기에 처한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회의원으 박영선은 당할 자가 없다”며 “옛날에 ‘3영선’이라고 해서 김영선·송영선·박영선이 있었는대 그 중 단연 박영선이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486 그룹’을 대변하는 이인영 의원과 대비하면서 “진보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현실 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인 행보를 걷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보좌관들 사이에선 그의 한줄평을 패러디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 보좌관은 정세균 상임고문에 대해 “호남 출신 중 수도권 선거에 도전한 사람 있어? 노력에 비해 성적이 안오르는 노량진 공무원 수험생”이라고 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어찌 이장하다가 장관되니 관운이 좋은가? 조상 묘를 잘 썼나?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삐삐 같은 사람”이라고 촌평했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가의 길에 들어선 최씨는 2005년부터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열어왔다. 그는 ‘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결핍을 즐겨라’, ‘유쾌한 420자 인문학’,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등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최씨의 한줄평이 실린 인터넷 사이트(http://www.newsnomo.kr)는 수원지역 대안미디어 ‘너머’에서 운영중이다.

<잠재적 대권주자 22인에 대한 짧은 ‘품인록’>

여권 잠룡 11인.

김무성 : 훤칠한 외모와 호방한 성격, 든든한 집안배경과 재력까지 갖춘 사람. 그러나 빈곤한 철학에서 나오는 천박한 언변으로 입만 열면 경쟁력이 깎이는 사람.

김문수 : 서민적 이미지와 성실한 품성. 드물게도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였으나 진보에선 배신자, 보수에선 여전히 미심쩍은 사람.

정몽준 : 축구협회장 시절 구축한 인맥 덕분인지 외교적 수완이 좋은 사람. 지나친 눌변에 재벌 출신 특유의 아집과 독선으로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사람.

반기문 : 뼛속까지 관료인 사람. 역대 최약체의 UN사무총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귀국 후엔 대한적십자사 총재 정도를 하면 어울릴 사람.

원희룡 : 남경필과 함께 당내 소장파의 한 축을 형성, 친숙하고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함. 큰 선거의 경험이 없어 아직 단단한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

김태호 : 그야말로 덩칫값 못하는 사람. 자기관리가 안 되는 영원한 아마추어.

남경필 : 소장파의 상징으로 승승장구. ‘수신’과 ‘제가’에 실패해 ‘치국’ 대신 ‘치명상’을 입었으니, ‘평천하’ 보다는 ‘평정심’ 찾기에 골몰해야 할 사람.

이완구 : 이름만큼이나 의뭉스러운 사람.

이인제 : 최다 당적변경과 최다 대권도전의 2관왕을 노리는 사람. 이쯤 되면 정치철새를 넘어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

유승민 : 여권의 기대주, 아직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여권의 히든카드.

오세훈 : 자기연민의 정치인이자 세기말적 낭만과 데카당스의 아이콘.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정치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하는 개인플레이의 대명사.

야권 잠룡 11인.

박원순 : ‘박원순’을 넘어서야 ‘박원순의 가능성’이 열린다! 시민운동가와 행정가를 넘어 ‘정치인 박원순’으로 거듭나야 할 숙제를 안은 사람.

손학규 :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다가 우선 자신부터 ‘저녁이 있는 삶’을 살기로 한 사람.

문재인 : 제1야당 최대 계파의 수장이지만 정치력은 최악인 사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의 정치인 사람. 권력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권력을 잡을 능력이 부족한 사람.

안철수 :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된 새정치의 열망을 ‘전유’하려다 몰락을 자초한 사람.

김부겸 : 손학규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노무현의 길을 갈 것인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사람.

안희정 : 영민한 ‘정치 아이돌’이자 차분한 품성을 가진 사람, 아직은 자기 정치를 시작하지 않은 원석.

정동영 : 진보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현실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인 행보를 걷는 사람. 꺼지지 않은 휴화산.

정세균 : 관리형 리더 혹은 전형적인 바지사장 스타일. 대권은 바지사장을 뽑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김두관 : 스토리는 좋은데 스토리텔링이 안 되는 사람. 그동안 줄곧 자기 스토리를 까먹는 마이너스의 정치를 해온 사람.

박영선 : 국회의원으로선 최고, 리더로서는 2% 부족한 사람. 절치부심, 다시금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가치가 큰 사람.

유시민 : ‘싸가지 없는 진보’의 원조. 정당 파괴자. 좋은 머리에 출중한 언변과 뛰어난 글발을 갖췄으나 가슴(감성)이 메말랐다는 평을 듣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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