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리스 디폴트’ 대비 촉각… 전문가들이 보는 한국경제 영향은?

이윤주 기자

“유럽 수출 소폭 둔화, 증시 당분간 조정장”

29일 거시금융경제회의 열어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그리스 사태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29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과 하이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처럼 한국 경제에 충격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유럽 전체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경우 한국의 유럽 수출이 둔화되고 국내 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그리스 디폴트’ 대비 촉각… 전문가들이 보는 한국경제 영향은?

우선 29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30일까지 그리스가 채무상환을 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과거 남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금융안정망이 강화돼 왔지만,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커질 경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극적인 타결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에 따른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시기였던 2011년 3분기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46억7000만달러어치나 팔았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거론된 올해 1분기에는 오히려 23억4000만달러를 순매수하는 등 달라진 태도에 주목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내 외국인 자금의 유출은 과거 재정위기 당시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주요 은행의 대한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1675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1174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그리스 금융 및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유럽 전체의 경기 회복세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유럽 전체의 경기둔화가 불가피하고, 유로화는 더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의 유럽 수출도 일부나마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유럽연합(EU) 성장률이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하고, 원·유로 환율은 1.0%포인트 하락하면서 한국의 EU 수출도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가 유로화 약세 추세를 강화하게 되면 원화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5727억달러 가운데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억달러로 채 1%가 되지 않는다. 홍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기업 지원책을 강화하고, 정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환변동 보험 등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9일 주식·외환시장 개장 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하는 거시금융경제회의를 열어 그리스 사태가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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