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시민들 "헌법재판소가 북한처럼 만들었다" 울먹

이진주·김원진 기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전 11시22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을 해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무효다 무효!”,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나라 망했다”를 외쳤다. 울먹이거나 눈물을 흘리는 집회 참가자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탄핵 인용이 결정된 직후인 오전 11시24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계신 기자분들 내려가 달라”고 한 뒤 “마음을 조금 가라앉혀달라”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의 부탁에도 오열을 하거나 “아이고, 아이고”를 외치며 곡을 하거나 육두문자를 써가며 헌재 재판관을 욕하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점점 더 늘어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된 뒤 울먹이고 있는 한 시민.  이진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된 뒤 울먹이고 있는 한 시민. 이진주 기자

정 대변인은 “결국 남창 고영태가 이겼다. 헌재 재판관들은 불의와 거짓의 손을 들어줬다. 이정미 소장의 판결문을 들었습니다. 거기에는 고영태가 단 한 줄도 언급돼 있지 않다. 대한민국이 작전 세력에 넘어가서 이날로 대한민국의 정의와 진실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고영태 잡으러 가자!”고 호응했다.

정 대변인은 또 “지금 대통령께서는 청와대 문을 나오셔야 하고 곧바로 자택으로 돌아가십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고, 우리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끝까지 싸우시려면 자해하거나 폭력쓰지 마십시오.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이기는 길이다. 저 역시 할복 생각했고, 분신을 생각했지만 싸우기 위해서는 살아있어야 한다. 극단적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사라지면 이 나라는 무너진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집회 참가자들. 이진주 기자

10일 오전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집회 참가자들. 이진주 기자

한 친박 인사가 무대 위에 올라 “박 대통령과 황교안 총리로 다시 뭉쳐야 합니다”며 “여러분 절대로 대한민국 법치주의 무너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법치주의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인사는 “이제 군대도, 경찰도 나와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북한처럼 만들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를 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이정미 헌재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는 동안에도 방송을 보지 않고 집회를 진행하며 발언을 이어나갔다. 한때 헌재가 탄핵 사유 3개를 기각하면서 집회 사회자가 “4개 중 3개가 무효로 결론났다”고 밝히자 “만세”를 외치는 일부 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이진주 기자

이진주 기자

이에 앞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10일 오전 7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일대에 모여 ‘탄핵 각하’를 외쳤다. 오전 8시가 넘어서자 집회 참가자는 더 불어나 700여명을 넘어섰다. 이후 오전 10시부터는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안국역 5번 출구 일대에서 시작된 탄핵 반대 본 집회가 시작됐다. 탄핵 반대 시민들은 안국역에서부터 낙원상가 일대까지 자리를 메웠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 심판 선고 전 “탄핵 인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인용이 되든 각하가 되든 태극기는 멈추지 않는다”며 “각하가 되면 그동안 거짓을 확산시켰던 무리들을 우리 손으로 하나하나 찾아내 처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도 탄핵 심판 전 무대에 올라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든, 탄핵에 반대했던 국회의원이든, 탄핵안 가결을 막지 못한 죄로 20대 국회는 해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진주 기자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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