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덕분에…마카오, 포르투갈어 인력 양성 기지로 변모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마카오 시내의 안내판에 중국어와 포르투갈어가 병기돼 있다. 사진 BBC 중국어판

마카오 시내의 안내판에 중국어와 포르투갈어가 병기돼 있다. 사진 BBC 중국어판

‘카지노 왕국’ 마카오가 중국 내 포르투갈어 인력 양성의 전초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마카오이공대학교 중국-포르투갈어 통번역과는 1999년 마카오가 중국에 회귀한 이후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해 50명 이하로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여름방학 프로그램 신청자 수가 450명을 넘어서 1986년 학과 개설 후 최대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카오대학 포르투갈어 학과 주임 야오징밍(姚京明)은 BBC중국어판과 인터뷰에서 “2014년 이후 지원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포르투갈어 학과생들이 증가할 뿐 아니라 포르투갈어를 배우려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는 1999년 중국에 반환됐다. 마카오 시내와 관공서 등에서는 중국어와 포르투갈어를 병기하는 등 포르투갈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뛰어나다. 마카오 최대 포르투갈어 서점의 마케팅 매니저 클라우디아 팰카오는 “최근 2년간 포르투갈어 교재를 구입하는 학생이 늘어났으며 중국 본토 학교의 단체 주문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마카오 내 포르투갈어 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주창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으로 포르투갈어 인력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2014년 중국과 포르투갈 언어권 국가와의 무역 규모는 1325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2015년 말까지 중국이 포르투갈 언어권 국가에 대한 직접 투자액도 63억 달러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어는 브라질, 포르투갈, 앙골라, 모잠비크, 동티모르 등 4개 대륙에 걸쳐 두루 쓰이며 약 2억6400만명의 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수출입 국가인데다 아프리카의 앙골라, 모잠비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르투갈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카오가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마카오에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마카오 통계 당국 조사에 따르면 마카오 주민의 수는 2.4%에 그쳤고 포르투갈 혈통의 주민 비중도 1.5로 미비하다.

마카오 정부는 포르투갈어가 새로운 마카오의 경쟁 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중국어-포르투갈어 이중언어 인재 양성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포르투갈어 강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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