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태권도시범단 북한 주민 2300여명 앞에서 첫 공연

평양|평양공연공동취재단·김재중 기자

남한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단독 공연이 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태권도시범단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숙소인 고려호텔을 출발해 15분쯤 뒤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는 태권도전당에 도착했다. 태권도전당은 연건평 1만8000㎡로 축구장 3개 크기이며 관람 좌석수는 2300여석이다. 5개조가 동시에 태권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경기홀을 갖추고 있다.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오후 4시 25분 태권도시범단이 경기홀에 입장했으며, 잠시 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부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서기국 국장, 배명만·박영철·엄정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 등이 입장해 주석단에 앉았다.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오후 4시 30분 시작된 공연주제는 ‘점화(點火), 가슴에 불을 붙이다’로서 1막 ‘효(내면의 행)-다지다’, 2막 ‘예(외면의 행)-행하다’의 순서로 진행됐다. 공연은 가볍고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됐으며, 도를 연마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상황극 형태의 품새 퍼포먼스가 피리소리와 북소리를 배경으로 이어졌다.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한 다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한 다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제자들이 위력적인 품새를 선보였고, 이어 호신술 시범, 고공격파, 감각격파 등 발차기 시범이 진행됐다. 도복 띠로 눈을 가리고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맞추기도 했다. 여성 단원들의 부채춤과 어우러진 품새,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 속에 강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연출했다. 공연 후반부에 ‘고향의 봄’, 편곡된 ‘아리랑’ 등에 맞춰 공연을 한 뒤 마무리했다.

북한 주민들은 공연에 앞서 태권도전당 정문에서 표를 보여준 뒤 입장해 2층으로 올라가 착석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전광판에 북측 태권도시범단 시범공연 영상물 방영됐다. 남측 태권도시범단 공연 임박하자 전광판에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 나왔다.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한 다음 태권도전당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남한 태권도시범단이 1일 북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2300여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한 다음 태권도전당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시범단이 경기홀에 등장해 무대에 오르자 주민들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북측 김명호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방송원은 “지금부터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태권도시범단 공연 초반에는 의자에 기대어 지켜보다가, 송판격파 등이 시작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있게 관람했다. 남측 태권도시범단이 클럽댄스 음악에 맞춰 공연을 보이며 박수를 유도하자 주민들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노래 ‘파이어’에 맞춰 공연을 하는 부분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표정이 굳었고 태권도시범단이 박수를 유도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오후 5시 20분 공연이 끝나자 북한 주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북측 주석단 일행이 경기홀로 내려와 선수들와 일일이 악수하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성과적으로 성의있게 준비했다. 앞으로 태권도 호상 발전에서 좋은 점들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면서 “아주 성의있게 준비하고 수련하는 성원들 자체가 성의있게 수련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이의성 주장(23)은 “평양에서 이번에 처음 공연을 하게 됐는데 뜻깊고 같은 태권도이고 뿌리가 같지만, 어쨌든 성장은 다르지 않나”면서 “저희 태권도를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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