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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41억, 남성만 정치하나요? |2020 총선 프로젝트 모두의 ‘뱃지’

글 임아영 기자 ·사진 최유진 인턴PD

2020년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 ‘총선’이 있는 날입니다.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여러분은 국회의원을 생각하면 어떤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한 명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싸우는 모습을, 한 명은 띠를 두른 아저씨를 그렸습니다. 여러분은 ‘국회의원’이라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국회의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2016년에 뽑혀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 일했던 20대 국회 구성은 어땠을까요. 20대 국회는 ‘평균 연령 55.5세. 1인당 평균 재산 41억원, 남성 83%’로 요약됩니다. 일반 국민의 평균 연령은 41세인데 무려 14세가 많네요. 가구당 평균 재산은 3.4억원인데 1인당 평균 41억원이니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고요. 성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국민들의 성비는 남성 51%, 여성 49%이지만 국회의원은 남성이 83%로 과대 대표돼 있습니다.

[영상] 50대, 41억, 남성만 정치하나요? |2020 총선 프로젝트 모두의 ‘뱃지’

현재의 국회는 ‘대의성’이 떨어집니다. 실제 ‘55.5세, 41억원, 남성’으로 대표되는 국회의원들은 ‘현실을 모르는 말’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애 낳은 순서대로 여성 비례 공천을 줘야 하지 않나”고 말했던 국회의원이 기억나네요. 국회에 30대 젊은 정치인들이 대거 입성했던 것은 2004년 17대 국회였습니다. 17대 국회는 30대 비율이 7.7%였습니다. 40대 35.5%, 50대 40.5%, 60대 16.4%였죠. 불과 12년 뒤 20대 국회는 30대 비율은 0.7%로 줄었고 50대는 53.7%, 60대는 28.7%로 늘어났습니다.

왜 이렇게 국회는 고령화됐을까요? 1996년 국회의원이 됐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여러분 나이 때다. 36살에 정치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꼭 30년째다.” 그런데 과연 지금은 젊은 세대들이 자유롭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요? 스웨덴의 구스타프 프리돌린은 19세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2014년 최연소 교육부장관이 됐습니다. 장관이 됐을 때 그의 나이는 32세였습니다. 뉴질랜드의 여성 총리인 아던 총리는 역대 2번째 최연소 총리(37세)죠. 언젠가 우리도 이렇게 젊은 정치인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초등학생이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초등학생이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초등학생이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초등학생이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1위만 당선되고 나머지 후보에게 준 표는 모두 ‘사표’가 되는 소선거구제와 달리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배분되는 제도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지난 4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려놨지만 이를 주도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교체되면서 안갯속에 있습니다. 정개특위 활동 기간이 8월 말로 종료되면서 패스트트랙의 법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선거제도가 바뀐다고 해서 바로 국회 구성원들이 다양해지지도 않을 겁니다. 정당이 얼마나 공천 제도를 민주적으로 운영할지도 불투명하고 다양한 직군, 다양한 나이의 정치인들이 정당이든 정당 바깥에서든 양성되기 어려운 게 현재 한국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언제쯤 ‘국민들을 닮은 국회’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런 경향>은 내년 총선까지 모두의 ‘뱃지’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한 달에 1번 영상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가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청년이, 여성이, 장애인이 국회의원이 될 수 사회, 국민 구성을 최대한 닮은 국회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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