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생활용품·식품 회사의 CES 침투…우리도 ‘테크’다

라스베이거스 | 임지선 기자

이제는 모든 기업이 ‘기술 기업’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0’ 델타항공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 XO’를 착용하고 23㎏ 여행가방을 가볍게 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AP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0’ 델타항공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 XO’를 착용하고 23㎏ 여행가방을 가볍게 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AP연합뉴스

항공사 최초로 참가한 델타항공
23㎏짜리 캐리어 번쩍 들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 XO’ 소개

P&G는 휴지 배달 ‘롤봇’ 선보여
소니,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선언
인공육 버거 시식 코너도 큰 인기


세계 최대 가전·기술 전시회 ‘CES 2020’의 대표적 트렌드는 ‘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가전회사가 전기자동차 생산을 선언하고, 항공사가 전시회에 참가해 기조연설을 하는가 하면 생활용품 회사는 로봇을 들고 나왔다. 진짜 고기맛이 나는 ‘가짜 돼지고기’ 샌드위치도 등장했다. 디지털 기술로 주요 산업 분야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바야흐로 모든 기업이 테크(기술) 기업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개막 이틀째를 맞은 CES 2020에서 모두가 테크 기업이라는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델타항공이다. 델타항공은 전 세계 항공사 중 처음으로 CES에 참가했다. 전시관도 컨벤션센터의 중앙홀 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 나서 인공지능(AI) 기술과 로봇으로 여행을 보다 편하게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와 협업해 고객들이 공항까지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수하물을 집에서 호텔까지 바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델타항공은 전시 부스에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XO’도 선보였다. 고객이 가디언XO를 착용하면 23㎏에 가까운 무거운 여행가방을 하늘 높이 치켜들 수 있을 정도였다. 130파운드(약 60㎏)의 타이어도 거뜬히 들 수 있다고 한다.

생활용품 회사인 P&G(프록터앤드갬블)는 다소 특이하게도 로봇을 들고 나왔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다가 휴지가 없으면 휴지를 배달해주는 ‘롤봇’이다. 스마트폰으로 휴지가 필요하다고 호출하면, 곰 얼굴 모양의 바퀴가 두 개 달린 롤봇이 ‘머리’ 위에 두루마리 휴지를 얹고 변기 앞까지 배달해줬다. P&G는 자사 기저귀인 팸퍼스에 테크를 적용한 사례도 선보였다. 기저귀에 센서를 붙이면 기저귀를 언제 교체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아기의 수면 주기도 스마트폰으로 체크할 수 있다.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이 센서는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줘야 한다.

식품회사들의 CES 참가도 두드러지면서 ‘푸드테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2016년 미국에서 소고기 대체육 햄버거를 선보였던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즈는 올해 인공 돼지고기 소시지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내놓았다. 인조육류를 만드는 이 회사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찾아내 진짜 고기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적용했다. 관람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면서 CES 전시관에서 시식 행렬이 이어졌다.

일본 가전IT 기업 ‘소니’의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 콘셉트 모델.    소니 제공

일본 가전IT 기업 ‘소니’의 프로토타입 전기차 ‘비전-S’ 콘셉트 모델. 소니 제공

사실 개막 이틀 내내 CES 참가자들 사이에 가장 회자된 회사는 소니와 현대자동차였다. 일본 가전과 정보기술(IT)을 상징하는 회사인 소니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콘셉트 자동차를 전시했다.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부사장은 “21세기 들어 제일 두드러진 것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라며 “자동차 업체는 자동차만 만들고 비행기 업체는 비행기만 만든다는 개념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AI와 로봇, 자율주행이 적용돼 촘촘히 짜여진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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