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업체는 ‘공공’의 날개로 난다

조미덥 기자

2025년까지 공공 시스템 전면 클라우드 전환 등 성장 기회

클라우드 운영·관리하는 MSP도 국내 업체 성장 기대

KT는 한국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내걸고 여러 기관과 중소기업들이 함께 하는 ‘클라우드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KT 제공

KT는 한국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내걸고 여러 기관과 중소기업들이 함께 하는 ‘클라우드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KT 제공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클라우드 전환이 더 빨라졌다. 민간에선 아마존(AWS·아마존웹서비스)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구글 클라우드) 등 미국 3사의 선점 효과가 크지만, 외국 회사들이 규제로 인해 진입하지 못하는 공공·금융·의료 영역을 국내 업체들이 ‘맞춤형 서비스’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기존 회사의 IT(정보통신)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이후 운영·관리를 대신 하는 국내 업체(MSP)들도 점점 자신의 영역을 키워가고 있다.

클라우드는 각 회사·기관에 전산실과 서버를 두고 운영하던 예전 시스템에서 벗어나 여러 회사·기관이 외부의 거대한 서버에 접속해 함께 이용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다. 기업 입장에선 자체 설비와 인력을 둘 필요가 없고, 갑작스런 접속 폭주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업계에선 넷플릭스처럼 엄청난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클라우드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IaaS·이아스)에선 아마존 32%, MS 19%, 구글 7%로 미국 3사가 세계 점유율 58%를 차지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매년 15% 이상 성장해 내년엔 3조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보편화된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교육이 클라우드 전환을 촉진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는 ‘공공’의 날개로 난다

국내에서도 민간 영역에선 미국 3사의 선호도가 높다. 자체 서버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생소한 시도에서 이미 안정적인 서비스로 검증된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들의 성장 발판이 돼 줄 곳은 공공·금융·의료기관 등 공공 영역이다. 민감한 국민 데이터가 많다보니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해야 하는 등 규제가 많아 외국 업체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의 특성을 이해하고, 개별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는 면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유리하다. 마침 공공 영역에선 대대적인 클라우드 전환이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백신 접종 예약 폭주와 학교 수업의 온라인 대체 등을 겪으며 전환 필요성을 절감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2025년까지 전국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운영중인 모든 정보시스템 1만9개를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만 약 2400억원으로, 정부가 클라우드 전환에 드는 비용과 초기 1년 이용료를 지원한다. 전체의 46%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데, KT, 네이버, NHN, 카카오 등의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들어 서버 공간을 빌려주는 서비스(이아스)보다 소프트웨어(MS오피스, 구글미트 등)를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사스) 시장이 전체 클라우드 시장의 절반 이상으로 커진 점, 기업·기관들이 하나의 클라우드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업체에 맡기는 ‘멀티 클라우드’가 일반화되는 흐름도 국내 업체들에겐 반갑다. 업종별, 기업규모별 특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통신사로서의 장점과 ‘클라우드 원팀’이란 이름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 소프트웨어를 자사 클라우드에서 서비스하는 ‘상생’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네이버는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초·중·고등 온라인 교육과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강조한다. NHN은 광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지역 거점별로 전략적 협약을 추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운영·관리업체(MSP)인 LG CNS가 대한항공 클라우드 커맨드센터에서 아마존(AWS)으로의 시스템 전환 완료를 알리고 있는 모습. LG CNS 제공

한국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운영·관리업체(MSP)인 LG CNS가 대한항공 클라우드 커맨드센터에서 아마존(AWS)으로의 시스템 전환 완료를 알리고 있는 모습. LG CNS 제공

클라우드 시장이 커질 수록 기업과 클라우드 업체를 연결하는 MSP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9월 대한항공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성공적으로 이관한 LG CNS를 비롯해 SK C&C, 메가존클라우드, GS네오텍, 베스핀글로벌 등 다수의 국내 업체들이 MSP로 활동하고 있다. 한 MSP 업체 관계자는 “복잡해지는 클라우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경험 많고 실력있는 MSP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MSP 시장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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