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결단…당내선 “명분·민심 저버려”

박홍두·윤승민 기자

“주소 이전…승리 위해 헌신”

친이재명계의 차출론에 응답

‘대선 패배 책임자의 복귀’ 반발

민주당 권력 갈등 촉발 가능성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59)가 1일 “오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오는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던 터에 친이재명계 일부의 차출론에 송 전 대표가 응답한 것이다. 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주소 이전 마감 시한이 오늘이다. 당과 지지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해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며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제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많은 분의 강한 요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것은 제 개인의 정치적 진로의 문제가 아니다. 대선 패배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어떻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속에 없다”고 말했다. 당 후보가 나올 경우 경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의 출마 결단은 친이재명계 등 당내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친이재명계 핵심인 정성호·김남국 의원 등은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를 찾아가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4·7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의 서울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점,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적할 만한 당내 후보가 없다는 점, 서울시장에 인지도가 높고 중량감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점, ‘누구나집’ 정책 등을 편 송 전 대표가 악화된 서울 부동산 민심을 보듬을 적임자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당내 일부에서는 송 전 대표 출마를 놓고 반발이 상당하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들이 ‘20여일 전에 (대표직에서) 왜 물러났었냐’고 물으면 대답할 게 있나”라고 했다.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 전 대표가 22일 만에 자신의 현 지역구까지 버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대선에서 확인한 민심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송 전 대표 외 다른 내·외부 인사 영입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 서울 지역구 의원은 “경선에서 붙을 만한 다른 좋은 인사들을 물색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비공개 모임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였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선 패배 후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이낙연 전 대표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송 전 대표의 출마는 당내 계파·세력 간 권력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송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경우 공석이 되는 국회의원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지사 복귀설까지 얽히면서 서울시장 공천으로 당내 갈등이 깊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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