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본격 시작…고령·심혈관질환자 야외활동 ‘주의’

김향미 기자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7일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에어컨을 틀은 가게의 내부와 외부의 색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7일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에어컨을 틀은 가게의 내부와 외부의 색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면 ‘폭염’이라고 하고, 폭염 일수가 많아지면 열사병·열탈진 등 온열질환을 경험하는 사람이 는다. 28일 강원 영동·경북 동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됐고 이번 무더위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올해는 6월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7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온열질환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해마다 7월 말에서 8월 초에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당분간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올해 ‘온열질환’ 신고 지난해보다 16% 증가

질병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가 작동한 지난 5월20일 이후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지난 27일 기준 94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10명보다 16.1%(131명) 증가했다. 온열질환 사망자(추정)는 7명으로 지난해(11명)보다 적다. 환자는 열탈진(49.2%), 열사병(21.5%), 열경련(18.1%) 순으로 많았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주로 남자(79.5%), 실외(81.7%), 12~17시의 낮 시간대(49.1%), 65세 이상(28.3%)과 50대(22.0%)에서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 온열질환 발생이 많은 장소로는 영유아·아동·청소년은 운동장, 청중장년층은 실외작업장, 노인층은 논밭으로 나타났다. 직업군에선 단순노무 종사자(24.0%), 농림어업 숙련종사자(9.4%)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온열질환자 발생 추이. 자료 : 질병관리청

온열질환자 발생 추이. 자료 : 질병관리청

이런 발생동향은 최근 5년간 집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17~2021년 온열질환자는 총 1만395명(추정사망자 99명 포함)으로, 연평균 2079명이 발생했다. 남성(76.0%)과 50대(22.3%)·60대이상(16.5%)에서, 12시~17시(48.3%) 낮 시간대에, 실외(77.6%)에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사망 피해는 고령에서 심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70대 이상은 최근 5년간 응급실 내원 온열질환자의 21.6%를 차지했는데 응급실 사망자 비중은 50.5%였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5년간 인구 100만명당 온열질환 응급실 내원은 제주가 10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99.2명), 충북(66.2명) 순이었다. 응급실 사망의 경우 경북이 1.69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1.185명), 강원(1.153명)순이었다.

기후위기 현상 ‘폭염’ … 심혈관질환자도 ‘주의’해야

질병청이 지난 3월 발간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2011~2020년 사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4일이었다. 유난히 더웠던 2018년엔 폭염일수가 31일에 달했다. 당시 온열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내원자(4526명)와 사망자(48명) 수가 각각 전년 대비 185.7%, 336.4% 폭증했다. 폭염과 건강 피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 사례다.

폭염은 열탈진·열사병 등 온열질환 외에 심혈관질환이나 급성 신장질환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0~2019년 국민건강정보DB를 통해 집계된 폭염에 의한 초과 입원환자는 연평균 1076.9명으로 추산됐다. 이중에서 온열질환 262.6명, 심혈관질환 693.8명, 급성신장질환 120.5명이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폭염 일수가 증가하며 이에 따른 온열질환의 발생 및 중증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보고서에서 소개한 국·내외 연구결과를 보면 “일 평균체감온도가 5.6도 상승하면 온열질환으로 병원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의 위험이 약 4~5배 올라간다는 보고”(2010년, 미국역학저널)가 있었고, 여러 연구에서 심뇌혈관질환, 호흡기계질환, 신장계통 질환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됐다.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환경부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2020년)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여 이로 인한 건강 피해가 필연적이지만, 인구집단의 민감도와 적응 능력에 따라 폭염에 의한 건강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보고서에서 폭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은 노인, 만성질환자,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인구집단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염’ 대처법은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위험시간대(12시~17시) 활동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한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유지하면서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자동차나 집에 혼자 남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내려주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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