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미술장터 열렸다···‘프리즈’ ‘키아프’ 동시 개막

도재기 기자

국내외 화랑 350여개 참여

600억원대 피카소 작품부터 수 천여점 전시·판매

프리즈는 5일, 키아프는 6일까지 코엑스에서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국내 최대 규모인 ‘키아프 서울’이 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하면서 사상 최대의 미술장터가 마련됐다. 사진은 키아프 서울(왼쪽)r과 프리즈 서울의 행사장 입구 모습이다. 경향신문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국내 최대 규모인 ‘키아프 서울’이 2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하면서 사상 최대의 미술장터가 마련됐다. 사진은 키아프 서울(왼쪽)r과 프리즈 서울의 행사장 입구 모습이다. 경향신문

“사상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라더니, 복잡하다 할 정도로 북적여 미술 대잔치라 할 만하네요. 눈에 보이는 작품만도 한 5000점이 훌쩍 넘을 것같은데….”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과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한국화랑협회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 서울’이 2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에서 동시에 막을 올렸다. 이날 아트페어 행사장에서 만난 한 중진 미술평론가는 “미술사적으로 기록된 명작부터 동시대의 신선한 작품까지, 관심 있는 작품부터 찬찬히 둘러볼 만하다”고 밝혔다.

코엑스 3층에 마련된 ‘프리즈 서울’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각 갤러리 부스들이 출품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코엑스 3층에 마련된 ‘프리즈 서울’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각 갤러리 부스들이 출품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키아프는 코엑스 1층에서 6일까지, 프리즈는 3층에서 5일까지 이어진다. 키아프 본행사에 더해 별도의 아트페어인 ‘키아프 플러스’는 1일 서울 세텍(SETEC)에서 개막해 5일까지 열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 등 3개의 아트페어가 한꺼번에 마련되면서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3개 아트페어에 참여한 국내외 화랑만도 350여 곳에 이른다. 갤러리들은 행사장에 마련한 저마다의 부스를 통해 역사적 거장들의 작품부터 국내외 원로·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판매한다.

이날 개막은 사전에 초청받은 각계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했다. 일반 관람객들은 3일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아트페어의 막이 오르자 행사장에는 국내외 컬렉터들과 작가들, 미술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정계와 재계, 각계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막 전부터 수 십여 미터에 이르는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프리즈 서울’에 출품된 작품들 가운데 약 500억~600억원대의 최고가 작품으로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의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를 쓴 여자’(1937년 12월 5일, 왼쪽). 경향신문

‘프리즈 서울’에 출품된 작품들 가운데 약 500억~600억원대의 최고가 작품으로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의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를 쓴 여자’(1937년 12월 5일, 왼쪽). 경향신문

프리즈 서울에는 한국에 첫 선을 보이는 세계 유명 갤러리 등 국내외 110여 곳이 참여했다. 아트페어 행사장은 국제적으로 ‘잘 나가는’ 동시대 미술작품이 선보이는 본행사(메인 섹션), 미술사적인 거장부터 20세기 후반 작품들이 나온 프리즈마스터즈(FriezeMasters), 아시아 기반의 신생 화랑들로 젊은 감각의 작품들이 중심을 이루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로 구성됐다.

많은 관람객들이 2일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행사장에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많은 관람객들이 2일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행사장에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메인 섹션에서 미국의 가고시안갤러리는 미니멀리즘 조각가 리처드 세라와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거장을 비롯해 영국의 데미안 허스트, 일본의 무라카미 타카시, 중국의 쩡판즈 등 이름이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을 내세웠다. 작가 17명의 작품을 내놓아 여느 다른 갤러리들보다 참여 작가 숫자가 훨씬 많아 눈길을 끌었다.

유럽의 유력 갤러리인 하우저앤워스에서는 조지 콘도·루이스 부르주아·마크 브래드포드 등의 작품을 만날 수있다. 미국 뉴욕의 에콰벨라 갤러리즈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최고가로 알려진 500억~600억원대의 피카소 작품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를 쓴 여자’를 비롯해 몬드리안·프랜시스 베이컨 등 거장들의 다수 작품을 내걸었다. 최근 서울에 두번째 전시공간인 ‘페로탕 도산파크’를 개관한 페로탕갤러리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바레스 스트라찬의 단독 부스를 꾸렸다. 최근 아드리안 게니와 팀랩 전을 개막한 페이스갤러리는 프리즈에서 명상적 추상화로 유명한 아그네스 마틴 작품을 중심으로 게하르트 리히터 등의 추상 작품들을 출품했다. 하이아트 등 외국 갤러리들 일부는 김훈규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경향신문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경향신문

메인 섹션에 참여한 국내 갤러리는 국제갤러리를 비롯해 리안·바톤·PKM·아라리오·원앤제이·조현·제이슨함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했다. 국제갤러리는 김환기와 유영국·박서보·하종현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하종현 작가는 이날 직접 현장을 찾기도 했다.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는 양혜규의 작품세계도 조명되고 있다. 키아프에서는 유영국을 집중 조명하며 이승조와 아니쉬 카푸어 등 국내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행사장 내 프리즈마스터즈에는 그 취지에 걸맞게 피카소와 마티스·자코메티·에곤 실레·리히텐슈타인·솔 르윗·백남준·앤디 워홀·장 미셸 바스키아·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과 중국 등이 그려진 16세기 유럽에서 만든 지도, 양피지 고서 등 희귀한 작품들도 눈길을 잡는다.

프리즈마스터즈에는 국내 갤러리로 현대·학고재가 참여했다. 현대는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곽인식·이승택·박현기의 3인전을 마련했다. 특히 이들 작가의 작품들 중 돌을 재료로 한 작품들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도형태 대표는 “‘돌의 세계’로 부스를 꾸렸다”며 “우리의 전통에 내재한 자연과 소통하는 삶의 정신과 태도를 미술 언어로 전환하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한 작가들 작품이 더 넓은 세계의 관객들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키아프에는 단색화부터 전위적 미술, 한국화, 다양한 동시대 미술 등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공개했다. 학고재는 이봉상과 류경채·하인두 등 선구적인 현대작가 작품들을 선보인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해외 화랑 60개 등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사진은 키아프 서울 아트페어 행사장 전경 일부. 경향신문

올해로 21회를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해외 화랑 60개 등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사진은 키아프 서울 아트페어 행사장 전경 일부. 경향신문

포커스 아시아에는 국내 갤러리로 P21, 휘슬이 각각 참여해 류성실·배헤윰의 작품을 출품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에는 해외 화랑 60개 등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장르와 지역·세대를 초월하는 국내외 작가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는 것은 물론 갖가지 부대 행사들도 마련됐다. 올해 처음 만들어진 ‘키아프 플러스’에는 새로운 감각을 표하는 젊은 화랑 등 11개국 73개 갤러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트페어의 개막과 함께 다채로운 부대 행사들도 풍성하다. 키아프와 프리즈는 공동 주최로 ‘팬데믹 이후 변화하는 미술,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미술시장 동향을 전망하고, 인공지능(AI)같은 기술과 예술의 관계 등 이 시대 미술계의 뜨거운 이슈 9개를 다루는 토론회를 연다. 또 작가와의 대화 등 각종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제프 쿤스가 디자인한 아트카, 애니시 카푸어와 협업 제작한 LG 올레드TV 한정판 에디션 등도 볼 수 있다.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대거 모여드는 아트페어 개막에 맞춰 주요 갤러리들도 특별 기획전 등 전시와 갖가지 행사들을 펼치고 있다.

아트페어 참가 갤러리들은 개막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갤러리 대표는 “프리즈에서 이미 200억원대 작품이 팔려나가는 등 수십억원대의 유명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판매실적이 좋은 것으로 안다”며 “키아프에서도 예상보다 실제 구입이나 문의가 크게 늘어나 갤러리들이 만족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규모나 작품 내용 등으로 볼때 예년보다 더 나아졌다”며 “미술 애호가들에겐 의미 깊은 문화향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난 프리즈 최고경영자(CEO) 사이먼 폭스는 “그동안 관심이 부족했던 한국과 아시아의 미술시장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커지면서 드디어 프리즈를 열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미술시장과 더불어 프리즈의 다양성을 확장할 수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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