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예상보다 덜 걷힌 세수…대규모 감세, 올해는 어떡하나

반기웅 기자
5만원권. 경향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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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거둔 세금이 정부 예상치보다 7000억원 덜 걷혔다. 정부 예상보다 세수가 줄어든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종합부동산세 감세로 1조8000억원 이상 세입이 줄었고,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도 줄었다.

보유세와 법인세, 증권거래세 감세가 적용되는 올해는 경기침체마저 예고된 상태라 세수결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경우 세입경정(부족한 세수를 보전하는 추가경정)을 할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지난해 정부 세입·세출 실적을 마감·확정했다. 지난해 총세입(국세수입+세외수입)은 전년보다 49조8000억원 증가한 57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출은 전년 대비 62조8000억원 늘어난 559조7000억원이었다.

국세수입은 395조9393억원으로 전년(344조782억원)보다 51조8611억원(15.1%)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최종 전망치인 추가경정예산(추경) 당시 세입예산 396조6498억원을 7105억원 밑도는 수치다. 정부 예측보다 세수가 덜 걷힌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세수 오차율은 마이너스 0.2%였다.

정부 예측치보다 국세수입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부동산 세제 감소에 있다. 종부세 감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종부세의 예산 대비 세수결손 규모는 1조8216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추고 일시적 2주택자를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감세를 단행한 영향이다.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도 예산 대비 1조9895억원 감소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증권거래세는 정부 전망치(7조5380억원)보다 1조2351억원 덜 걷혔다. 기재부는 “예상보다 빠른 자산시장 둔화, 태풍피해 기업 등 세정지원에 따른 이연세수 영향”이라고 했다.

2022회계연도 국세수입 실적. 기재부 제공

2022회계연도 국세수입 실적. 기재부 제공

총세출은 예산현액 577조7000억원 중 559조7000억원을 집행해 전년 대비 62조8000억원 증가했다. 예산 집행률은 96.9%(일반회계 97.4%·특별회계 93.6%)로 각각 집계됐다.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은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잉여금은 일반회계가 6조원, 특별회계가 3조1000억원이었다. 일반회계에서 발생한 세계잉여금 6조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등을 거쳐 국회 동의 없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쓰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에도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지난해 쓰지 않은 돈을 의미하는 ‘불용액’은 12조9000억원으로, 불용률은 2.2%였다. 기재부는 “종합부동산세 감소에 따른 부동산교부세 감소(-2조1000억원), 공자지금예수이자상환(-2조1000억원), 코로나19 대응 관련 사업 미집행(-1조2000억원) 등에 기인한다”고 했다.

올해 세수 상황은 더 나쁘다. 지난해 연말 통과된 법인세 및 보유세, 증권거래세 감세가 본격 적용된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감세로 인해 올해만 6조281억원의 세금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감세규모는 법인세 4062억원, 종합부동산세 8367억원, 증권거래세 8731억원 등이다. 세수결손 규모가 커지면 정부가 지출할 돈이 없기 때문에 세입경정이 불가피해진다. 2013년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자산시장 위축으로 세수입이 대폭 줄자 세입경정을 단행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하반기에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고,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더 걷힐 것 보다는 세수결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보수적으로 세수 전망한 것은 맞지만, 지금 상황은 정부 예상보다 좋지 않다. 하방경직성이 견고해진다면 5조원 가량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8월 올해 국세 수입을 추경 예산 대비 1.0% 증가한 400조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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