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했던 ‘카지노’, 시즌2에선 긴박하게 뒤엎을까

임지선 기자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돈을 향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드는 불나방들의 인생을 그린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시즌2가 지난 15일 1~3회 공개됐다. 시즌1은 화제였는데 다소 느슨한 전개는 아쉬웠다. <카지노> 시즌2에서는 ‘원팀’이었던 이들이 하나둘 배신하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카지노 세계에서 벌어지는 욕망 집합체의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을 붙잡아둘 수 있을까.

‘차무식 위인전’ 같은 시즌 1, 느슨한 전개
이동휘 우스개 소리로 “손석구 노쇼 논란”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카지노> 시즌1은 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배우 최민식의 24년 만의 드라마 출연, 떠오른 배우 손석구의 출연,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드라마 진출작 등으로 시작 전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기대와 달리 초반 전개는 상당히 느슨했다. <카지노> 1화의 첫 장면은 필리핀 카지노업계의 대부라는 민 회장(김홍파)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그를 죽인 범인으로 차무식(최민식)이 붙잡힌다.

이어진 화면은 차무식의 1970년대 보육원 시절. 이때부터 차무식의 ‘위인전’ 같은 이야기가 길게 펼쳐졌다. 차무식은 폭행과 도박을 일삼다 감옥에 간 아버지와 그를 지극정성으로 옥바라지하는 어머니를 뒀다. 신문팔이를 해가며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진학한 최무식은 시위에 휘말리고 전대협 의장의 경호를 맡는가 하면 북파공작원 훈련을 받고, 영어 학원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도박장의 세계에 입문해 필리핀까지 흘러든다. 차무식은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다. 놀라운 수완으로 필리핀 정계까지 끈을 대면서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한다.

이 모든 산전수전은 차무식의 센 주먹, 큰 배포, 똑똑한 머리, 그리고 “배신하지 않는 건 돈밖에 없다”는 그의 신념을 설명하기 위한 서사였다. 그러나 시즌1은 전개가 느리다는 지적도 받았다. 1주일에 한 편씩 공개하는 방식의 영향, 필리핀 카지노 사업의 현재와 차무식의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 전개 때문이었다.

지난해 스타덤에 오른 손석구의 ‘늦은 등장’도 내내 논란이었다. 메인 포스터에 등장하는 손석구는 5회 끝부분에서야 출연한다. 시즌1이 마무리될 때까지 필리핀에 파견된 오승훈 경감(손석구)이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양정팔을 연기한 배우 이동휘는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 “(손석구) 노쇼 논란. 호날두 이후로 거센 반응”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손석구가 배우로서 <나의 해방일지>로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끌었을 때는 <카지노> 촬영이 끝난 뒤 편집하는 상태였다. 오승훈의 비중이 크지 않은 이유가 추측되는 대목이다.

시즌 2는 조금씩 속도감 있는 전개 선보여
주연과 조연 배우 모두 ‘대체불가’ 연기력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2>.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5일 공개된 시즌2 1~3화는 카지노에 얽힌 욕망이 하나씩 뒤틀려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태석(허성태)이 차무식을 향해 총을 겨눈 장면에서 끝난 시즌1. 시즌2에서는 서태석의 최후가 기다린다. 그의 최후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차무식을 옭아맨 민 회장 죽음의 배후도 등장한다. 차무식의 오른팔·왼팔이었던 양정팔과 이상구(홍기준)도 서로 의심하면서 ‘원팀’에 균열이 생긴다. 대적할 수 없었던 카지노의 전설을 향해 하나둘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셈이다. 어둠의 세계에서 차무식과 손을 맞잡고 있는 필리핀 정계 인사도 차무식을 점점 경계한다. 한식당 사장(김주령)은 의외로 사건의 한 고리로 역할을 한다. 오승훈은 필립과 소정의 살인사건을 뒤쫓으며 차무식을 옥죄기 위해 한 발씩 더 다가선다.

시즌2의 3회에서 정팔의 도박 이야기가 한참 나오는 것을 보면 <카지노>는 여전히 설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카지노>에 등장하는 이름이 있는 캐릭터만 해도 170여명. 남은 이야기는 카지노 왕국을 함께 건설한 수많은 이들 중 누가 차무식을 배신해 민 회장 살인범으로 몰아가고, 차무식은 마지막에 어떤 베팅을 하고 뒤집을지다. 그동안 꾹꾹 눌러 다져온 서사가 어떻게 어우러져 폭발적 힘을 발휘하느냐에 <카지노>의 최종 평가가 달렸다. 필립과 소정, 서태석, 민 회장 등 지금까지 <카지노>에서 그린 죽음은 긴박했고, 허를 찔렀다는 점에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 있다.

<카지노>가 느슨한 전개에 대한 호불호에도 지금까지 화제성을 유지하고 온 데에는 출연진의 연기력이 깔려 있다. 최민식은 능글맞고 잔인하며 그러면서도 의리 있는 ‘대인배’ 차무식을 그린다. <카지노>의 주연으로 그를 대체할 배우는 없을 것 같다.

조연들의 연기도 빠지지 않는다. 두 남자를 사로잡고 거액을 갖고 도주하려던 대담한 소정과 차무식을 호위하면서도 미묘한 눈빛으로 경계하는 상구, 얌전한 척하지만 뒷돈을 받는 필리핀 영사, 돈 받을 땐 받고 수사할 땐 수사하는 필리핀 경찰 마크 등도 제 몫 이상을 한다.

시즌2는 시즌1과 같은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 1편씩 선보인다. 시즌1~2 합쳐 총 16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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