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 지금 떨고 있냐.”
<모래시계>를 안 보셨어도 이 대사를 안다면 <옛날잡지> 이번 회차를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잡지 기자들과 그때 그 시절 잡지를 함께 보는 ‘세계 최초 생산자 직배송 올드 매거진 토크 리뷰 콘텐츠 <옛날잡지>’ 이번엔 1995년 3월호를 열었습니다.
특집을 방불케 할 정도로 표지의 상당 부분의 지분을 차지한 <모래시계>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혜린 아가씨’ 고현정씨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으로 신드롬을 불러온 이정재씨는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들의 각축장이었던 이동통신 광고모델로 당당히 자리했습니다.
1995년 1월 10일부터 2월 16일까지 주 4회 파격 편성된 SBS <모래시계>는 빨치산 아버지로 인해 육사 입학 좌절되어 정치 깡패로 전락한 태수,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듣던 빈농의 아들로 결국 사시를 패스해 검사가 되는 우석, 카지노 대부의 딸이지만 학생운동에 매진했다가 가업을 물려받는 혜린을 주인공으로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말까지 이들이 겪는 현대사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할 정도로 <모래시계> 방영 시간대에는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 해서 ‘귀가시계’로도 불렸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그대로 담긴 이 드라마, 언니들은 어떻게 봤을까요. ‘서울방송’ 시절 SBS를 볼 수 없었던 비운의 ‘지방러’ 쫑알, 불법 복제 비디오테이프로 봤던 뉘진스, 그리고 28년 만에 <모래시계>를 정주행한 X언니가 <모래시계> 후기를 나눕니다.
‘여성 시청자 울린 강한 남자 박태수 vs. 백재희’
당시 여성 독자들은 박태수파와 백재희파로 나뉘어 그들의 매력을 칭송했는데요, 2017년 제작된 뮤지컬판 <모래시계>에서 사라진 역할은 누구일까요. 또 희대의 명대사를 살릴 수 없었던 이유도 들어봅니다.
2023년 <모래시계>가 방영되어 이토록 인기를 끌었다면, 언니들은 어떤 기사를 준비했을까? X언니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다짜고짜 담배 피우는 여학우의 뺨을 때리는 남학우에게 맞서는 기개, 말끝마다 “여자가...”를 달고 살던 카지노 대부 아버지의 말버릇을 바꾸는 끈기를 가진 혜린을 비롯해 당시 과묵한 보디가드 재희의 그늘에 가려 ‘메인 남주’의 입지가 불안했던 ‘상남자’ 우석의 섬세함도 다시 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노출되지 않는 인기 드라마의 종방연 현장도 고스란히 공개합니다. 연기자와 제작자보다 취재하러 온 기자가 더 많았던 <모래시계>의 ‘쫑파티’가 열리던 날, 기자가 드글드글한 현장에 커플로 참석한 배우는 누구였을까요?
당대 최고의 스타 최민수는 아내 강주은씨의 과거 인터뷰 내용도 소개합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남편’이 지나간 걸 알아차리는 강주은씨는 최민수씨를 ‘○○○’라고 표현했습니다. “200년 전에 태어났어야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는데요. 어쩐지 수긍하게 됩니다. 자칭 ‘미녀와 야수’ 커플 이야기도 함께 나눠봤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추억여행에 지금 바로 동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