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한 줄 공약’ 성적표, 탈원전 백지화 ‘이행 착착’…코로나 실질보상은 ‘없던 일’

정대연·이두리 기자

‘이대남’ ‘보수층’ 공략…국방 등 10개 공약 중 3개 완료

‘여가부 폐지’ 중단, 내년 총선 결과 따라 재추진 여부 결정

윤석열 대통령은 20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월6일부터 3월8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총 14차례 ‘한 줄 공약’을 올렸다. ‘정권교체’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같은 선언적 문구와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완료한 ‘방역패스 철회’ 등을 제외하면 실행 여부를 따져볼 수 있는 공약은 10가지다. 이 가운데 완료·중단·추진 중인 공약이 각 3개씩, 폐기한 공약은 1개로 분석됐다.

한 줄 공약 10개 중에는 ‘젠더’와 ‘국방·외교·안보’와 관련한 내용이 각 3개씩으로 가장 많았다.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과 ‘정통 보수층’을 노린 전략이었다.

젠더 관련 한 줄 공약 중 ‘여성가족부 폐지’는 추진 중단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반대로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여가부 폐지는 담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즉시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공약은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병장 기준 봉급 월 150만원과 장병내일준비적금의 정부지원금 월 55만원을 합쳐 월 최대 205만원을 받는 것으로 변경돼 추진되고 있다. 올해 병장 기준 봉급(100만원)과 적금 지원금(30만원)을 합하면 월 130만원이다.

‘성범죄·무고죄 처벌 강화’는 추진 중으로 분류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해부터 연구용역 등을 통해 범죄 유형에 따라 무고죄 법정형을 구분할 논거를 마련 중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위해 양형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7월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를 의결했다.

국방·외교·안보 영역에서 ‘주적은 북한’ ‘한·미 동맹 강화’는 완료로 분류했다. 국방부가 지난 2월 발간한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는 ‘북한군은 적’ 표현이 6년 만에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는 등 대미 외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악화와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우려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는 추진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대신 경북 성주 사드기지 정상화를 내걸었다. 사드 포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17년부터 임시 배치 상태다. 일반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 및 여론 수렴 절차가 지난달 마무리돼 환경부 승인이 내려질 올해 하반기 중 기지 내 인프라 조성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지 정상화 이후 사드 추가 배치가 논의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코로나 손해 실질적 보상’은 사실상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대선공약집에서 5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을 확보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은 24조6000억원 규모였다. 올해 예산에서도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은 코로나19 감소 추세 등을 이유로 크게 줄었다.

주식양도소득세는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한 경우 부과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주식양도세 폐지’를 약속했다. 정부는 주식양도세를 폐지하는 대신 과세 기준을 100억원까지 상향해 과세 대상을 대폭 축소하려고 했으나 야당 반대로 실패했다. 대신 가족이 보유한 지분을 합해 계산하는 가족합산규정을 폐지했다. 여야는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5000만원 넘는 주식투자 소득을 낸 모든 주주에 과세) 도입을 2025년으로 2년 미뤘다.

‘탈원전 백지화’는 완료로 분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6년 원자력 발전 비중을 34.6%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때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함께 내건 ‘원전 최강국 건설’은 난관에 봉착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원전동맹 강화 및 수출을 통해 원전 최강국 도약’을 약속했지만,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시민단체 불법이익 전액 환수’는 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민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에 대한 전면 감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하는 국고보조금 사업 규모 기준을 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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