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수직관통 ‘카눈’ 점점 느려져···24시간 이상 할퀸다

김기범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이 시작된 1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에 파도가 치고 있다. 부산|한수빈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이 시작된 1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에 파도가 치고 있다. 부산|한수빈 기자

기상청은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은 경상 서부, 충북, 경기동부를 지나 북한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날 밝혔다. 10일 오후 9시 현재 카눈은 서울 동쪽 약 50㎞ 육상에서 북진 중이다. 이때 카눈의 중심기압은 99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시속 72㎞, 초속 20m 정도로 추정됐다.

태풍 카눈의 10일 오후 6시 현재까지의 이동 경로와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태풍 카눈의 10일 오후 6시 현재까지의 이동 경로와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중부지방까지 올라온 카눈은 강도가 약화돼 태풍 강도의 다섯 단계 중 가장 약한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카눈은 이어 11일 자정쯤 서울 북쪽 약 50㎞ 지점을 통과해 11일 오전 3시쯤에는 서울 북북서쪽 약 80㎞ 지점을 지나고,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1일 오전 6시쯤에는 평양 남남동쪽 약 70㎞ 육상을 지나겠고, 같은날 오전 9시쯤에는 평양 남쪽 약 30㎞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후 6시 현재 태풍 카눈의 중심 위치. 기상청 제공.

10일 오후 6시 현재 태풍 카눈의 중심 위치. 기상청 제공.

카눈의 이동속도는 기상청이 당초 예측한 것보다 느려져 11일 0시쯤에는 21㎞ 정도가 되겠고, 이후에도 속도는 점점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눈의 이동속도는 태풍의 평균 이동속도와 비교해 느린 편으로, 이는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10일 오전 거제 상륙 이후부터 신의주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까지 카눈이 한반도에 머문 시간은 약 24시간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카눈은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길게 내륙에서 이동하다 소멸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8월 큰 피해를 끼쳤던 태풍 루사는 전남 고흥에 상륙해 21시간 만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바 있다.

카눈은 또 당초 예상과 달리 점점 더 서편향하면서 북중 국경 인근 북한 자강도 강계까지는 가지 못하고 신의주에 미치지 못한 지점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기상청은 경남 통영에 상륙한 카눈이 강계까지 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기상 특보 발효 현황. 기상청 제공.

기상 특보 발효 현황. 기상청 제공.

이 태풍으로 인해 서울·경기·인천과 강원도, 충청권, 경북 대부분 지역 등에는 태풍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전라 서해안, 경상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산지 등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중부지방에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며, 특히 강원 영동 북부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해안가와 내륙의 고지대(관악산, 원효봉 등)를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시속 70㎞(초속 2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다.

대구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의 한 도로가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무너져있다. 독자제공

대구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의 한 도로가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무너져있다. 독자제공

9일부터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주요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속초 396.8㎜, 궁촌(삼척) 387.0㎜, 양산상북 350.0㎜, 강릉 345.6㎜, 북창원 338.6㎜, 삼동(울산) 304.5㎜ 등이다.

같은 기간 주요지점의 최대순간풍속은 가덕도(부산) 126㎞(초속 34.9m), 계룡산(계룡) 117㎞(초속 32.6m), 향로봉(고성) 112㎞(초속 31.0m), 관악(과천) 99㎞(초속 27.4m) 등이다.

기상청은 11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부지방과 남부 해안을 중심으로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후 9시부터 11일 사이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80㎜, 강원 영동 5㎜ 내외, 강원 영서 20~60㎜다. 세종·충남 북부에는 20~60㎜, 대전·충남 남부, 충북에는 5~40㎜의 비가 내리겠다. 전북은 5~40㎜, 울릉도·독도는 20~60㎜, 경북 서부는 5~30㎜, 대구·경북에서 5㎜ 안팎의 강수량이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과 전북 지역에는 11일 새벽까지 비가 오겠고, 충남권은 아침까지, 서울·경기(경기 북서부 제외)와 강원도는 오후까지, 인천에는 저녁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북서부에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11일 아침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순간풍속이 시속 70~125㎞(초속 20~35m),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북 북부, 경북권에는 시속 55~90㎞(초속 15~25m)에 달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강풍특보로 변경된 전라 해안과 경상권 해안, 제주도 중산간·산지에도 12일 새벽까지 최대순간풍속이 시속 70㎞(초속 20m) 안팎으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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