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 유임···‘문재인 중용’ 검사들은 또 한직에

이보라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한수빈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한수빈 기자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4차장에 고형곤 현 차장(사법연수원 31기)이 유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현동 개발 비리·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사건 등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 검사들은 이번에도 요직을 꿰찼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한 의혹으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안동완 안양지청 차장(32기)도 요직에 발령됐다. 반면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용됐던 검사들은 한직을 벗어나지 못했다.

법무부는 20일 고검검사급(부장·차장검사) 검사와 일반 검사 등 667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25일자로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형사 사건 수사를 이끄는 1차장에는 김창진 법무부 검찰과장(31기)이, 2차장에는 ‘검찰총장의 입’ 역할을 한 박현철 대검찰청 대변인(31기)이 보임됐다. 선거·노동 사건 등 공공수사를 책임지는 3차장에는 김태은 대검 공공수사기획관(31기)이 임명됐다.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34기)이 반부패수사1부장으로 이동해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을 계속 수사한다. 강 부장검사는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도 맡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장에는 최재훈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34기)이 보임됐다. 50억 클럽 의혹 등 대장동 개발 비리를 수사 중인 반부패3부장은 라임 펀드 사기 사건 등을 수사한 김용식 서울남부지검 부부장(34기)이 맡는다.

공공수사를 맡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2·3부장에는 김종현 대검 형사정책담당관(33기), 정원두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장(34기), 임삼빈 광주지검 공공수사부장(34기)이 각각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 마약·조직폭력 등을 수사하는 강력범죄수사부장은 김연실 인천지검 강력부장(34기)이,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기업 비리를 수사하는 공정거래조사부장은 용성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33기)이 각각 맡게 됐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수원지검 2차장에는 KT·한국타이어·삼성웰스토리 등 대기업 비리를 수사해온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32기)이 보임됐다. 신봉수 수원지검장과 대검에서 합을 맞춰온 강성용 대검 반부패기획관(31기)이 수원지검 1차장에 임명됐다.

신임 대검 대변인에는 박혁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32기)이, 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에는 김종우 대검 정책기획과장(33기)이 임명됐다. 신동원 법무부 대변인(33기)은 유임됐다. 지난 5월 검찰 조직개편에 따라 부활해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에는 박영진 서울중앙지검 2차장(31기)이 발탁됐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근무연이 있는 검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요직에 배치된 반면 문재인 정부 때 요직에 있던 검사들은 이번에도 한직에 머물렀다. ‘윤석열 사단’ 중심의 편가르기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오수 검찰총장 당시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31기)은 수원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전보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당시 법무부 대변인이던 박철우 대구고검 검사(30기)는 유임됐다. 비 수사부서인 인권보호관이나 일선 고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검사는 검찰 내에서 한직으로 분류된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중앙지검의 주요 수사를 맡았던 부장들도 대부분 인권보호관이나 일선 고검으로 수평 이동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 초기 수사를 맡았던 정용환 광주지검 인권보호부장(32기)은 수원고검 검사로, 형사6부장으로 윤우진 전 세무서장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했던 강범구 의정부지검 인권보호관(31기)은 서울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한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안 차장은 부산지검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2차장으로 발령났다. 안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수석 검사이던 2014년 5월 화교출신 탈북자인 유씨를 대북송금 혐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그 해 2월 유씨의 간첩 사건 항소심에서 증거조작이 드러나자 보복기소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법원도 2021년 10월 “검사의 자의적인 공소권 행사”라며 유씨의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안 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가짜 수산업자’인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방현 광주지검 부부장(33기)도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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