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상속분쟁’ 첫 변론···“구광모 경영 승계, 선대회장 유지 있었다”

김상범 기자
LG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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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싼 소송전이 5일 본격 시작한 가운데, 구 전 회장이 ㈜LG 지분 등 ‘경영 재산’을 아들인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에게 승계하겠다는 유지를 남겼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구 전 회장의 부인과 두 딸도 이를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이날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에서 열린 상속회복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대회장(구 전 회장)은 ‘다음 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경영 재산은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구광모 회장의 지분이 부족하니 앞으로 구 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 사장은 구 전 회장 별세 전후로 그룹 지주사인 ㈜LG의 재무관리팀장을 맡아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와 상속 분할 협의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양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7월 18일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강유식 전 LG경영개발원 부회장과 하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구 회장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 전 회장 부인 김영식 여사와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차녀 구연수씨는 지난 2월 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구 전 회장의 상속 재산을 다시 나누자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 전 회장이 아들 구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남겼다고 알고 있었으나, 그런 유언장이 없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상속 재산 재분할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하 사장은 “유언장은 없었다”며 “(원고들에게도) 유언장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선대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라고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법적 효력을 갖춘 공식 유언장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나, 유지를 담은 메모는 있었다는 취지다.

하 사장은 “메모는 원고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참고자료로 활용했다”며 “(그룹의)주요 주주들은 장자가 승계해야 한다는, 구자경 명예회장 시절부터 내려오는 컨센서스를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 (구 선대회장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고인 세 모녀 측은 “피상속인(구 전 회장) 유지가 담긴 메모인데 원고들은 못 봤다고 한다”며 문서 파기 경위를 캐물었다. 하 사장은 “상속 절차를 보고하면서 여러 차례 보여드렸다”며 “(메모는) 유언장도 아닌 데다, 그대로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상속세 신고 종결 이후 효용 가치가 없어져 업무 관행에 따라 폐기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큰아버지인 구 전 회장의 외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2004년 양자로 입적했다. LG그룹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기 위해서였다. 2018년 5월 작고한 구 전 회장은 ㈜LG 주식 11.28% 가운데 8.76%를 구 회장에게 상속해 경영권을 물려줬다. 구연경 대표는 2.01%, 구연수씨는 지분 0.51%와 개인재산 등 5000억원 규모를 물려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6일 2차 변론기일을 열고 하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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