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3곳 모두 민주당 지지율 ‘하락·정체’···승자의 저주인가

박순봉 기자    신주영 기자
한국갤럽 정당 여론조사 추이  출처 : 한국갤럽

한국갤럽 정당 여론조사 추이 출처 : 한국갤럽

지난달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한국갤럽, 리얼미터, 전국지표조사(NBS) 등 주요 3개 기관 여론조사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이 보궐선거 승리 이후 이슈 주도권을 잃고 정부·여당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윤 대통령의 이념 편향 발언 등으로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7%,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조사됐다. 지난주 조사 때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3%였다. 각각 3%포인트, 1%포인트 상승하면서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보궐선거 압승 이후 하락 보합세다. 매주 발표되는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10월 둘째 주부터 이날 발표된 11월 둘째 주 조사까지 ‘34%→34%→32%→33%→34%’ 순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34%→33%→35%→34%→37%’ 순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도 ‘33%→30%→33%→34%→36%’로 상승 추세를 보인다.

NBS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양당의 추세는 비슷하다. 격주 발표되는 NBS 여론조사 기준으로 민주당은 10월 둘째 주부터 2주 간격으로 ‘29%→31%→28%’로 조사됐다. 횡보·하락 추세다.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31%→30%→31%’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조사에선 국민의힘 31% 대 민주당 28%로 3%포인트로 격차가 벌어졌다.

매주 발표되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은 10월 둘째 주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50.7%→46.1%→48.0%→44.8%’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32.0%→35.2%→35.8%→37.7%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론조사 기관 ‘3대장’에서 모두 비슷한 추이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보궐선거 이후 정부·여당은 적극적으로 의제를 던지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논란과 비판은 있지만 김포시 서울 편입, 공매도 한시 중단 등의 의제를 선제적으로 던졌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광폭 행보를 하면서 중진 험지 출마 등의 혁신안을 내놓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주당은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경제성장률 3% 회복을 위한 제안을 내놨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이재명 대표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당내 쇄신 이야기도 주요 의제가 되지 않아 당이 정체된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전후로 민주당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본다. 이 대표 구속 영장 기각 등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들이 겹치면서 잠깐 높게 나타났을 뿐 보궐선거 한 달 전인 지난 9월과 비교하면 비슷한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매주 월요일 내부 여론조사를 받아보는데 9월부터 나온 여론조사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특히 수도권은 다수 지역에서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우세하다”며 “보궐선거 이후에 특별히 빠졌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배철호 한국정치평론가협회 부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민주당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당은 혁신위를 띄우면서 변하려고 하는데, 야당(일부)에선 ‘200석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게 국민들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부회장은 “민주당은 야당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의회 권력을 가지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탄핵안 같은 데 집중하고 있다”며 “(지지율이) 정체 내지는 하락세를 보이는 건 단순히 일시적 요인은 아닌 것 같다. (민주당이)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가 끝나고 나서 한 번 (민심이) 흔들리는 게 있는데 대통령의 여러 가지 민생 행보라든지 메시지에 조금 더 변화가 있었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들어오면서 국민들 또는 중도층 사람들이 조금 더 호감이 갈 만한, 귀를 기울일 만한 이슈들을 내세우고 있다”며 “반면에 민주당은 전혀 그런 모습이 없으니 정체할 수밖에 없고, 국민의힘은 밑에서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그 이후에 거의 다른 이야기가 없었고, 오히려 당내에서도 200석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여전히 이재명 대표는 재판에 가야 하고, 그런 것(사법리스크)들이 해소가 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계속 정체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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