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 기생충, 국내 개에서 검출

김태훈 기자

동물병원·보호센터 개 367마리서

중복감염 포함 전체 32.3%가 양성

건협 “반려동물 구충제 꼭 복용을”

사람과 개가 함께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 기생충이 국내 개들에게서 검출됐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입양하려는 사람은 기생충 검사를 하고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건강관리협회(건협)는 최근 기생충 분야 학술연구지원과제인 ‘반려동물 보호자 맞춤형 검진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수공통 기생충 감염실태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과제를 수행한 서민구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의 동물병원 및 유기동물 보호센터의 개 367마리에게 분변을 채취해 장내 인수공통 기생충성 감염병 6종의 기생충 알 검사 및 유전자 검사를 했다. 조사 대상 기생충 6종에는 개회충·사자회충을 포함한 회충을 비롯해 개조충, 개구충, 개편충, 크립토스포리디움, 지알디아가 포함됐다.

연구 결과 개 한 마리가 여러 종의 기생충에 감염된 중복감염을 포함해 전체의 32.3%에서 감염 양성이 확인됐다. 감염된 개들은 개회충(6%), 사자회충(1.1%), 개편충(6.8%), 개구충(2.7%)이 있었다. 애초 조사 대상 기생충 목록에는 없던 만손열두조충(1.1%)과 콕시듐 등포자충류(7.6%)도 기생충 알검사법으로 검출됐다. 유전자 검사로는 국내 최초로 개와포자충(1.9%)이나 람블편모충(4.9%)이 검출됐다. 지역별로는 남부지역에서, 견종별로는 흔히 ‘믹스견’으로 불리는 잡종견에서 양성률이 높았다. 또 유기견, 3개월령 미만, 봄에 채취한 시료에서 비교적 양성률이 높게 나타났다.

최근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인구가 늘면서 인수공통 감염병 등 다양한 위험인자에 노출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건협은 반려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병원체가 전달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검진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연구과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평가한 건협 메디체크 연구위원회의 윤종현 위원장(서울시 보라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다른 원인을 발견할 수 없는 복통 등이 발생할 때 기생충 때문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동물을 입양해 키울 때 사람도 구충제를 먹어야 하며, 검사도 함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민구 교수는 인수공통 기생충 감염 문제가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어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감시와 예방책 홍보에 나서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교수는 “연구에서 제시한 반려동물 보호자 맞춤형 검진 서비스 절차 및 설문조사 항목을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검진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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