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제안” vs. 문닫은 국내 태양광 공장

박상영 기자

한화큐셀 음성공장 다음달 17일부터 가동 중단

미국 태양광 사업에 초점, 중소·중견기업은 직격탄

COP28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논의

한화큐셀 진천공장 전경. 한화솔루션 제공

한화큐셀 진천공장 전경. 한화솔루션 제공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후퇴의 후폭풍으로 국내 태양광 업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최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인 한화솔루션 음성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키로 한 데 이어 조만간 국내에 마지막 남은 진천공장 생산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관련한 일자리 감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3배 확대하는 내용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상황에서 한국만 시대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따른다.

30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열고 내달 17일부로 음성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음성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한화큐셀의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6.2기가와트(GW)에서 2.7GW로 축소됐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사실상 예견됐다. 한화솔루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한화큐셀(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의 내수 매출액을 보면 2062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3663억5500만원) 대비 43.7% 급감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 생산 규모도 3003t에서 2851t으로 줄었다.

이에 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 수요 축소로 음성공장 전면 가동 중단 방침에 이어 지난 22일에는 음성·진천공장 생산직 근로자 18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카터즈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3.3GW(기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단지를 건설 중이다. 현재 1.7GW 규모인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은 올해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돌턴 2공장에 이어 내년 4월 카터즈빌까지 더하면 총 8.4GW로 증가한다.

그러나 해외 진출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 태양광 업체 사정은 더 여의치 않다. 중견기업인 신성이엔지는 올해 3분기 기준 태양광 제품 매출액이 426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4억6700만원) 보다 4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2억원이었던 태양광 모듈 수주액은 101억원으로 3분의 1 토막났다.

국내 태양광 산업이 근래 급격히 위축된 데는 윤석열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이 잇달아 폐지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20년간 고정으로 가격 계약을 맺는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제도(‘한국형 FIT’)를 없앤 데 이어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RPS)도 낮췄다.

공공부문의 재생에너지 투자도 축소됐다. 2021년 1조2126억원이었던 KDB산업은행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승인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는 97억원에 그쳤다.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 자회사들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액을 5년간 2조9000억원 줄였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송·배전을 위한 전력망 확충까지 지연돼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승인 건수가 과거 5년간 연평균 약 15건에서 올해에는 3건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부터 열리는 COP28에서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주요 의제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를 제안했다. 관련 최종 합의문은 다음달 2일 나올 예정으로 현재 60여개 국가에서 동참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2021년 기준 국내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전체 전력의 4.7%로 주요 20개국(G20) 중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COP28에서 중요한 아젠더가 재생에너지 확대인 만큼, 우리나라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하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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