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재생에너지 늘리는데…국내 태양광 산업은 ‘깜깜’

박상영 기자

“평균 15건이던 태양광 사업 승인, 올해 3건뿐”

한화솔루션 “모듈 음성공장 중단”
매출 반토막…중기 업체는 더해
윤 정부 관련 정책 잇따른 폐지에
공공 투자도 줄면서 피해 커져

국내 최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한화솔루션이 음성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후퇴 후폭풍으로 국내 태양광 업계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30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12월17일부로 음성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음성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한화큐셀(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의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6.2기가와트(GW)에서 2.7GW로 축소됐다.

한화솔루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한화큐셀의 내수 매출은 2062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3663억5500만원) 대비 43.7% 급감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 생산 규모도 3003t에서 2851t으로 줄었다. 한화큐셀은 지난 22일에는 음성·진천공장 생산직 근로자 18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반면 해외 사업은 확대하는 추세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카터즈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단지를 건설 중이다. 현재 1.7GW 규모인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은 지난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돌턴 2공장에 이어 내년 4월 카터즈빌까지 더하면 총 8.4GW로 증가한다.

그러나 해외 진출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 태양광 업체 사정은 더 여의치 않다.

중견기업인 신성이엔지의 지난 3분기 기준 태양광 제품 매출은 426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4억6700만원)보다 4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2억원이던 태양광 모듈 수주액은 101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국내 태양광 산업이 근래 급격히 위축된 데는 윤석열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이 잇달아 폐지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20년간 고정으로 가격 계약을 맺는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제도(‘한국형 FIT’)를 없앤 데 이어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RPS)도 낮췄다.

공공부문의 재생에너지 투자도 축소됐다. 2021년 1조2126억원이던 KDB산업은행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승인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는 97억원에 그쳤다.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 자회사들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액을 5년간 2조9000억원 줄였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송배전을 위한 전력망 확충까지 지연돼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승인 건수가 과거 5년간 연평균 약 15건에서 올해는 3건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부터 열리는 COP28에서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주요 의제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를 제안했다. 관련 최종 합의문은 2일 나올 예정으로, 현재 60여개국에서 동참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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