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월별 건강 지침서’ 당신의 ‘사계’가 풍성해집니다

생활수칙 캘린더

연초는 한 해 건강을 다짐하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큰 시기다. 몸무게를 줄이거나 술과 담배를 끊으려는 계획은 물론이고, 철마다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질환과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도 건강 관리에 필수다. 월별로 한 가지씩만 지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칙을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구성했다.

1. 금연 도전

건강을 위한 신년 계획을 세울 때 금연은 단골로 들어가는 목표다. 이번에야말로 담배를 끊고 싶다면 혼자서만 결심을 이어가는 대신 자신의 의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하며 과감히 시도하면 좋은 성과를 얻기 쉽다.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찾아 상담을 받고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2. 건강검진 받기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이 몰려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므로 수검 시기는 매년 초반이 더 좋다. 건강검진은 자기 몸의 건강 상태를 잘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각자 자신에게 꼭 맞는 건강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생활습관에서 오는 질환과 위험 요인도 미리 파악해 건강 관리에 필요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가족력, 기존 병력 등을 고려해 본인에게 잘 맞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찾으면 더 좋다.

3. 미세먼지 주의

3월은 1년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달이다. 결막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여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에도 걸리기 쉽다.

특히 호흡기나 심장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노인, 어린이 등은 미세먼지 관련 기상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손과 얼굴 등 노출된 부위는 물론 몸 전체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4. 알레르기성 질환 조심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가 심한 4월에는 비염을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 심해지기 쉽다.

야외에선 봄철에 날리는 자작나무 등의 꽃가루, 가정 내에선 개체 수가 늘어나는 집먼지진드기 등이 알레르기를 악화시키는 대표적 요인이다. 특히 밤낮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라 감기에 걸리기도 쉬워 비염과 천식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코막힘, 콧물, 눈가려움, 재채기 등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수면의 질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니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5. 해외여행 감염병 주의

5월은 가정의달을 맞아 해외여행이 잦아지는 시기다. 여행을 떠날 때는 감염병, 그중에서도 특히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을 주의해야 한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긴 소매 옷을 입고 노출된 피부에는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는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외에 홍역이 전 세계서 유행하고 있으므로 어린아이는 출국 전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한다.

6. 수족구병 주의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겨울보다 혈압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보이는 기립성 저혈압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고혈압 환자라도 평소 혈관 확장제 성분이 든 감압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시기 영유아는 전염성이 높은 수족구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현재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이 없으므로 보호자는 아이의 손을 자주 씻겨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손과 발, 입에 수포성 발진과 함께 고열 등이 발생하면 즉시 진료를 받도록 한다.

7. 식중독 조심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쉽게 상하는 시기다. 상한 음식물을 섭취하면 식중독(식품매개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병원성 세균 등에 감염돼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대표적인 식중독 유발 세균이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조리할 때 60도 이상으로 음식물을 가열하고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한 즉시 먹는 게 좋다. 또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손에 상처가 있다면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한다.

8. 온열질환 주의

폭염이 지속하는 8월에는 고온의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는 일사병,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더위에 노출된 뒤 실신,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빨리 그늘로 옮겨 머리 쪽을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해 신속히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기온이 높은 시간대엔 야외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양산 등으로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9. 가을철 열성질환 조심

추석을 맞아 성묘하고, 등산이나 나들이 등 야외활동도 늘어나는 9월에는 진드기와 설치류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쯔쯔가무시증, 라임병 등과 쥐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지는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이 있다.

예방을 위해선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잔디밭에 앉거나 눕지 않아야 한다. 만일 고열을 동반한 몸살, 감기 기운이 2~3일 지속하면 꼭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10. 독감 예방접종 시작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보통 감기 바이러스와 다르다. 노년층과 면역이 억제된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만성 폐질환 환자에게는 독감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10월은 독감과 감기 등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인 데다,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2주가량 걸리므로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접종을 일찍 마치는 것이 좋다.

11. 노로바이러스 주의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에는 노로바이러스를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겨울철에 유행하는데,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등을 섭취하거나 이미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면 걸린다.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 대부분 2~3일 이내에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증상이 오래가고 만성 설사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