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추위가 아프긴 아프네요.”
3년째 서울 중구 명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광안내사는 “작년보다는 덜 추운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옷을 네 다섯 겹은 기본으로 입는다”라고 했다. 그는 두꺼운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와 장갑으로 몸을 단단히 감쌌지만 관광객에게 안내할 때마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지도를 꺼냈다.
23일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했다. 전날부터 북극의 찬 공기가 유입됐고, 23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종일 영하의 기온이었다. 이날 아침 서울은 영하 13.9도, 체감온도는 영하 21.7도까지 떨어졌다. 점심때가 가까워진 오전 11시 즈음에도 서울 중구는 영하 12도였다.
야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겨울나기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명동에서 홍삼 등 건강식품 상점을 운영하는 송 모 씨는 “위에 세 겹, 아래에 세 겹을 입었다”며 “보통 10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는데 이렇게 안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주가 유독 춥긴 하다”며 “밖에 서서 손님 맞아야 하니까 계속 안에 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많은 명동 특성상 길거리에서 호객하는 근로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야외에 설치된 난로에 틈틈이 몸을 녹이며 일한다.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장어를 판매하는 박 모 씨(69)도 “수족관에 물을 더 넣으려 했는데 호스가 얼었다”며 실내로 들어가 작은 난로에 손을 녹였다. 그가 “머리를 따뜻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한 것처럼 남대문 시장의 다른 상인들은 모자로 머리를 완전히 덮거나, 귀마개로 귀를 감싸고 있었다.
수도권 북부·동부, 강원도, 충북과 경북 일부에는 오후까지 한파경보가 계속되었으며 서해안과 제주 산간 등에는 강한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다음날인 24일도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고했다. 북극발 추위는 이번 주 금요일부터 잦아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