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 귀도 ‘꽁꽁’…북극 한파 이어져

정효진 기자
23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관광안내사가 장갑을 끼고 있다. 정효진 기자

23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관광안내사가 장갑을 끼고 있다. 정효진 기자

“반짝 추위가 아프긴 아프네요.”

3년째 서울 중구 명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광안내사는 “작년보다는 덜 추운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옷을 네 다섯 겹은 기본으로 입는다”라고 했다. 그는 두꺼운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와 장갑으로 몸을 단단히 감쌌지만 관광객에게 안내할 때마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지도를 꺼냈다.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계속된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입김을 뿜으며 걸어 다니고 있다.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계속된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입김을 뿜으며 걸어 다니고 있다.

23일 강추위가 전국을 강타했다. 전날부터 북극의 찬 공기가 유입됐고, 23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종일 영하의 기온이었다. 이날 아침 서울은 영하 13.9도, 체감온도는 영하 21.7도까지 떨어졌다. 점심때가 가까워진 오전 11시 즈음에도 서울 중구는 영하 12도였다.

23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한 상인이 야외에 놓인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한 상인이 야외에 놓인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장어를 판매하는 상인이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장어를 판매하는 상인이 난로에 손을 녹이고 있다.

야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겨울나기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명동에서 홍삼 등 건강식품 상점을 운영하는 송 모 씨는 “위에 세 겹, 아래에 세 겹을 입었다”며 “보통 10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는데 이렇게 안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주가 유독 춥긴 하다”며 “밖에 서서 손님 맞아야 하니까 계속 안에 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많은 명동 특성상 길거리에서 호객하는 근로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야외에 설치된 난로에 틈틈이 몸을 녹이며 일한다.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장어를 판매하는 박 모 씨(69)도 “수족관에 물을 더 넣으려 했는데 호스가 얼었다”며 실내로 들어가 작은 난로에 손을 녹였다. 그가 “머리를 따뜻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한 것처럼 남대문 시장의 다른 상인들은 모자로 머리를 완전히 덮거나, 귀마개로 귀를 감싸고 있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멘 채 걸어가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멘 채 걸어가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에서 상인이 귀마개로 귀를 감싸 추위를 막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에서 상인이 귀마개로 귀를 감싸 추위를 막고 있다.

수도권 북부·동부, 강원도, 충북과 경북 일부에는 오후까지 한파경보가 계속되었으며 서해안과 제주 산간 등에는 강한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다음날인 24일도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고했다. 북극발 추위는 이번 주 금요일부터 잦아들 예정이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배달노동자의 안경에 하얗게 김이 서려 있다.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배달노동자의 안경에 하얗게 김이 서려 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