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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기후정치’ 외침, 여야는 무겁게 답하라

입력 2024.02.14 20:31

수정 2024.02.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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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생태전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환경운동 활동가·종교인·예술가 및 일반 시민들이 모인 기후정치시민물결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산다미아노에서 ‘기후정치 원년 시민 선언 선포식’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기후위기와 생태전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환경운동 활동가·종교인·예술가 및 일반 시민들이 모인 기후정치시민물결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산다미아노에서 ‘기후정치 원년 시민 선언 선포식’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시민들이 올해를 ‘기후정치’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4·10 총선에서 기후의제를 최우선으로 삼는 정당과 정치인이 승리하고, 22대 국회가 첫 ‘기후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의식주와 일자리, 건강과 복지를 비롯한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재난이다. 개인의 일상적 실천·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는데도 정치권이 손놓고 있자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민 모임 ‘기후정치시민물결’이 14일 발표한 ‘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은 문화·예술·종교·과학·환경 분야를 대표하는 73인이 공동 제안했다. 이들은 “22대 국회 임기인 2024년부터 2028년까지는 인류가 기후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 결정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 제한을 약속한 2015년 파리협약 목표에서 멀어질수록 식량·식수난, 산불·폭염·홍수, 팬데믹을 비롯한 재앙은 더 지독해진다는 것이다.

한국은 시민 90%가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대응할 기술·자본도 갖추었지만, ‘정치’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 의제에서 기후위기는 늘 후순위다. 시민물결은 오는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 입법을 책임 있게 추진할 인물들이 공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각 정당엔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토건·개발 공약을 전면 철회”하고, 국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공약으로 발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후·생태 헌법개정 논의도 촉구했다.

이번 총선은 거침없이 퇴보 중인 윤석열 정부의 기후정책을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핵발전을 늘리고 신재생에너지는 줄여 글로벌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추세와 엇가고 있다. 이러다간 ‘기후악당’ 오명을 벗기는커녕 환경규제 수출장벽에 막혀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판이다. 다행히도 시민 의식은 정부보다 앞선다. 시민물결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33.5%가 기후위기 대응을 공약한 정당이나 후보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 ‘기후유권자’로 나타났다. 시민의 정책 수요가 있는데도 정치는 멀리 뒤처져 있었다는 뜻이다.

저출생·고령화·양극화에 저성장까지 복합위기에 빠진 한국은 더 늦기 전에 대전환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기후정치는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재난·위기에 국가적인 답을 찾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에 생계를 잃어버리는 이들이 없도록 ‘정의로운 전환’도 제대로 살펴야 한다. 기후 공약이 많아지고, 초당적인 국회 기후특위도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 시민의 외침에 여야는 무겁게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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