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계기 만난 한·일 외교수장, 강제동원·독도 문제엔 ‘평행선’

박은경 기자

북한의 도발엔 한 목소리 규탄

조 장관, 소위 ‘다케시마의 날’ 행사 항의

G20 이후 미국 방문해 블링컨 장관과 회담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30분간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사진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30분간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사진 외교부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한·일에 이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30분간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지난달 10일 임명된 조 장관이 가미카와 외무상과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최근 북한이 호전적 언사와 도발로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규탄하고, 한·일,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북·일관계에 대해서도 한·일이 계속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다. 최근 북·일 간 최고위층에서 대화 신호가 오가는 가운데 미국도 북·일 대화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두 장관은 납북자 문제를 비롯해 억류자, 국군포로 등 다양한 북한 인권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또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외교당국간 계속 긴밀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가미카와 외무상도 지난해 한·일관계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리더십으로 크게 진전했다고 평가하고 올해도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혀 연계를 심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강제동원 문제나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관련 소송에서 히타치조선이 한국 법원에 맡긴 공탁금이 원고 측에 출급된 것과 관련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전했다. 조 장관도 정부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관계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된 것”이란 입장이다.

이날 회담은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22일) 개최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조 장관은 이 행사에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인 데 대해 항의하고,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조 장관은 22일 오후(현지시간)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연다.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북한 핵 미사일 도발과 3국 협력 방안 등에 대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앞서 21일 캐나다, 인도네시아와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과 역내·국제 정세 등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올해 믹타(MIKTA: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튀르키예·호주 협의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이후 미국을 방문한다. 조 장관은 오는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블링컨 장관과 취임 후 첫 번째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한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간 합의사항 이행 현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또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의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 경제안보 관련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행정부 다른 인사와 의회, 학계 인사들과의 면담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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