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수원, 선빵축구로 한 방에 승격”

‘2부 탈출’ 신임 사령탑의 숙제

2024시즌 출발선에서 FC서울은 K리그1에서 울산 현대, 전북 현대 ‘2강’ 구도를 깰 후보로 주목받는다. 반면 K리그1 최고의 흥행 매치인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 삼성은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한 채 조금 낯선 위치에서 스타트한다.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로 창단 이후 처음 강등당한 수원은 이제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뛴다.

승격의 중책을 맡은 수원의 레전드 염기훈 감독(사진)은 2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리그2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서울이 K리그1에서 우승 후보로 주목받는 상황인데) 우리도 (리그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노리겠다”며 “선수들에게도 늘 이렇게 주문하고 있고, 2부에서 방심하지 않고 바로 1부 승격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리그2 1위 팀은 곧바로 K리그1으로 승격된다. 우승을 놓치면, 최대 5위 안에 들어야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에 도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플레잉코치로 등록됐다가 시즌 막판에 수원을 구할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대행 딱지를 떼고 정식 사령탑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염 감독은 ‘어떤 축구를 보여주고 싶나’라는 물음에 “역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훈련 때도 볼 주고 서 있는 선수, 빠진 자리를 채우지 않는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해왔고, 이제 선수들도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인지하고 있다. 내 축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있고,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수원은 K리그2 강등에도 이날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염 감독은 차분한 말투로 ‘공격축구’에서 더 나아가 ‘먼저 때리는’ 축구를 하겠다는 밑그림도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겐 ‘늘 내가 먼저 맞기 싫다. 먼저 때리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주문한다. 선수 때 팬들도 많이 지적했던 부분인데, 더 공격적으로 ‘선빵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수원의 오프시즌 전력 보강 점수는 그리 높지 않다. 외국인 선수 한 자리도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염 감독은 “선수단 보강은 100% 만족할 수 없지만 남은 선수들, 새로 온 선수들 모두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강등이란 시련 속에서 선수들의 멘털을 끌어올리는 것도 신임 사령탑의 숙제다. 잊혀진 수원의 ‘승리 DNA’를 깨워야 한다. 그는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가장 힘들었던 지점도 선수들의 자신감 문제였다. 실수 하나에 자책하며 무너지는 선수들도 많았고, 결과까지 안 좋았다”면서 “오프시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특별히 신경썼다. 또 감독이 어떤 축구를 하려는지 명확히 얘기해 주면서 따라오도록 했다. 지금은 선수들이 멘털적으로 많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