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중국 견제’ 손잡은 필리핀-호주…마르코스 “한 치도 안 뺏길 것”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를 순방하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서 중국에 대항해 자국의 주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필리핀과 호주는 국방·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 견제에 뜻을 모았다.

29일(현지시간) 호주ABC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 영토의 단 1in²라도 빼앗으려는 외국 세력의 시도는 어떠한 것이든 용납하지 않겠다. 필리핀은 주권을 확고히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다음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아세안-호주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부터 호주를 국빈방문한다. 필리핀 대통령이 호주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국의 남중국해(서필리핀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호주와 필리핀이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법에 기초한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는 막대한 도전이지만 우리의 결심 역시 막대하다.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주의 안보와 지속적인 번영 역시 그러한 노력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시민, 경제, 정부 간 이미 형성된 굳건한 관계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호주는 태평양 일대에서 ‘중국 견제’를 두고 뜻이 일치한다. 마르코스 정권 하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위협에 맞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호주 역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필리핀이 방문군 협정을 맺은 두 나라 역시 미국과 호주뿐이며, 호주와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합동 순찰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양국은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파트너십으로 격상한 바 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왼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왼쪽)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순방에서 양국은 해양 협력, 사이버 및 핵심 기술, 경쟁법 등 3가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서명 이후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양국은 국제법이 존중되고 수로가 무역을 위해 열려 있는 평화로운 지역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호주 녹색당 재닛 라이스 상원의원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연설 초반 “인권 탄압을 중단하라”는 팻말을 들고 항의를 벌인 이후 퇴장당했다. 조던 스틸-존 상원의원은 연설에 참석하지 않고 바깥에서 시위대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마르코스 대통령을 비롯해 필리핀 정권이 벌인 초법적 살인과 정치범 탄압 등 인권 탄압을 문제삼았다.

호주로 떠나기 전날인 지난 28일 마르코스 대통령은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내년 중간선거와 함께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개헌 시도를 두고 대통령 6년 단임제 조항을 없애 집권을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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