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경선 사퇴’ 헤일리 지지자들에 ‘러브콜’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오는 11월에 대선에서 맞붙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온건 보수 성향을 띠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향한 구애 경쟁에 뛰어들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경선 하루 뒤인 이날 오전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경선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군중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트럼프가 우리 당과 그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의 지지를 얻을지는 그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올해 52세인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에서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를 원하지 않는 유권자가 다수라는 점을 내세워 ‘세대교체’ 필요성을 주장했고 중도층의 ‘반트럼프’ 정서도 끌어안으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경선 승리 지역은 25개 주·지역에서 수도 워싱턴과 버몬트 단 2곳에 그칠 정도로 트럼프 대세론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20~30%를 고르게 득표하면서 2028년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합주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지자 그룹에는 중도층과 고학력자, 교외 지역 주민, 여성 등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한 공화당 전략가는 “그들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두 사람의 본선 대결이 공식화한 이날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 없다고 했다. 내 캠페인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헤일리는 트럼프를 항상 따라다니는 혼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는 무능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움츠러드는 문제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했다”면서 민주주의 수호, 법치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지 등의 문제에서 자신과 헤일리 전 대사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사이의 차이와 갈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헤일리 지지자들에게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초청하고 싶다”며 “또한 “이제는 우리가 하나로 단결해 바이든을 물리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을 앞두고 공화당의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헤일리는 민주당원들이 경선에 참여했는데도 기록적으로 참패했다”며 “헤일리가 받은 선거자금 대부분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로부터 나왔고 유권자 5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며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감정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2021년 1·6 의회폭동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지지도 끌어내는 등 상·하원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모두 확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국정연설에서 남은 임기 비전을 제시하고, 본선에서 맞붙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