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모르는 남성에게···나흘에 한 명, 여성은 살해 위협을 받았다

김송이 기자

한국여성의전화 ‘2023년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

작년 피해자 88명…범행 이유 ‘성폭력 시도’ 최다

친밀한 사이선 138명 피살…반려동물에 위해 23건

‘공원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방치 국가 규탄 긴급행동-성평등해야 안전하다’ 참가자들이 지난해 8월24일 서울 관악구 목골산 등산로에서 강간 살인 피해자를 추모하며 사건 현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공원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방치 국가 규탄 긴급행동-성평등해야 안전하다’ 참가자들이 지난해 8월24일 서울 관악구 목골산 등산로에서 강간 살인 피해자를 추모하며 사건 현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살해 위협이 지난 한 해 나흘에 1건꼴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른 여성은 9명에 이르렀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사건에 국한해 집계한 것으로 실제 ‘모르는 남성’에게 살해 위협을 당한 피해 여성 수는 이보다 월등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8일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2023년 분노의 게이지’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알렸다.

단체는 15년간 매년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올해 보고서에는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사건 분석이 추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일어난 여성 살해 위협’ 피해자는 주변인을 포함해 총 8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살해된 피해자는 9명, 살아남은 피해자는 79명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16명·27.6%)와 10대(15명·25.9%)가 많았다.

일면식 없는 가해자가 언급한 범행 이유는 ‘성폭력 시도’(20명·22.7%), ‘여자라서’(11명·12.5%),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8명·9.1%) 순으로 많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살해’ 피해 여성은 138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31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9시간마다 남편이나 데이트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살해 위협이 발생한 꼴이다.

자녀와 지인 등 피해여성의 주변에서 피해를 본 이들은 96명, 피해자의 반려동물에 위해를 가한 사건은 23건으로 집계됐다.

가해자들이 언급한 범행 동기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잠자는데 불을 켜서” “텔레비전 전원을 끄지 않아서” 등이 포함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매년 수백 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거나 위협받는 현실에도 사회구조적 문제는 없다며 여성폭력 문제를 외면하는 정부 정책의 기조 속에서 성평등 정책은 퇴보하고 있다”라며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 국가가 여성살해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보고 여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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